『환자들이 믿고 다시 찾아오는 「시민의 병원」으로 거듭 나겠습니다』.
7월 1일 병원장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공채 병원장에 취임한 대구의료원 이동구(마티아·53) 원장. 그는 대구의료원이 타 종합병원 못지않은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동구원장은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지난 3년간 2억1천9백여만원의 소득세를 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북대 의대교수와 부속병원 해부병리과장을 거쳐 지난 85년 청효정내과 해부병리과 의원을 개설했다. 92년부터 2년간 미국 UCLA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수학한 그는 귀국후「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원칙에 충실하며 급성장했다. 이원장이 소위 「잘 나가는」 개인병원을 정리하고 대구의료원장에 지원한 동기도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의료원이 제 구실을 못하고 정체돼 있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
『주위에선 대단한 용기라고들 말하더군요. 전 평소 신념을 실천해 보자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의술은 인술(仁術)만으로도 부족합니다. 가족처럼 환자들을 대하고 퇴원후에도 병력을 추적해서 완쾌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히포크라테스 정신이지요. 그러면 환자들도 반드시 저희 병원을 다시 찾아오리라고 믿습니다』
그는 개인병원 운영 경험을 살려 의료원도 「친절」과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하려 한다. 『직원들의 의욕이 상당히 저하돼 있다』는 이원장은 『취임사에서, 최선을 다한 진료에 대해선 어떠한 경우라도 병원장이 방패막이가 되어 주겠다고 했다』며『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직원들을 독려하고 상호간 화합에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의료원은 270명 직원에 연간적자가 수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당장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 『직원들이 합심해서 친절과 서비스로 병원을 살려낸다면 오히려 직원을 더 충원해야 할 상황이 오지 않을까요. 구조조정은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이원장은 지난 6월 발족된 대구성김대건본당 「IMF 서로돕기위원회」 위원장과 예비신자 교리반을 맡아 바쁜 와중에도 본당활동에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