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생명지킴이를 찾아서] 19.‘참사랑 부모 모임’ 임승룡 회장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7-05-13 16:11:00 수정일 2007-05-13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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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도 출산, 편견 버려야”

1남1녀 입양… 생명은 하느님 선물

“‘사랑’은 ‘피’보다 더 진하답니다”

참 - 참사랑이 진정 무엇일까 고민해 왔어요

사 - 사랑은 다 같은 사랑이겠지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모 -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던 많고 많은 사랑 중에, 가슴으로 다가온 사랑, 입양을 하고서야 참사랑을 알게 되었어요.

‘참사랑 부모 모임(한국입양가족협회, 이하 참사모)’ 인터넷 게시판에서 만난 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참사랑’을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찾아보기는 어렵다. 입양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이들 조차도 입양 후 혹시 겪을지 모를 갈등과 편견의 벽에 막혀 선뜻 행동에 옮기지는 못한다.

이에 대해 ‘참사모’ 임승룡(고덴시오 48) 회장은 “직접 낳은 아이들도 원하는 성별과 생김새, 성향 등을 갖고 태어나거나 부모가 원하는 장래희망대로 성장하진 않는다”며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인 생명은 모두 똑같이 귀중하며,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기쁨과 함께 걱정도 겪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생살이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참사모는 입양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보태고자 지난 2002년 창립된 입양 부모 커뮤니티이다. ‘우리아기 우리 손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참사모는 각종 부모 교육과 캠프, 성지순례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특히 임회장은 “입양아들이 나중에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았을 때 ‘그 동안 왜 나를 속였나’ ‘나는 왜 버림을 받았을까’하는 등의 의문으로 괴로워할 수 있다”며 “참사모는 아이들이 이러한 갈등을 겪을 때에도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임회장은 1남1녀 ‘아빠’다. 수년간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던 임회장 부부는 지난 2003년, 고심 끝에 불임시술이 아닌 입양을 선택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어머니도 선뜻 동의했다. 부부는 입양 당시 아이에 대해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았다. 핏줄을 따지는 고정관념으로 남아입양을 꺼리는 보통의 경우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입양은 부모와 자녀, 사회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긍정적인 일입니다. 그러한 일을 왜 편견을 갖고 바라볼까요?”

임회장도 입양 당시 한 친척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사촌이 생기는 일인데 왜 함께 의논하지 않았느냐?’는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임회장은 ‘우리 부부가 아기를 낳을 때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 입양도 똑같이 아이를 낳는 일인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응했다.

임회장은 또 경제적인 이유와 자기 편리를 추구하는 생활태도 등으로 아기 낳기를 꺼리는 부부들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아이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주려는 욕심과 물질만능주의가 양산해낸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임회장은 “입양은 ‘버려지는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 어떤 생명도 버려지는 것이 아니며, 부득이하게 키울 수 없는 환경이 발생하기에 입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입양아라고 해서 더 많은 걱정거리를 가져다주진 않습니다. 다만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할 뿐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많은 것을 변화시킵니다.”

입양은 나눔 실현을 위해 주어진 ‘소명’이라고 덧붙이는 임회장의 말에서 ‘사랑’이 ‘피’보다 더 진하다는 것을 새삼 되새겨본다.

참사모(02-742-1035 www.chamsamo.com) 회원들은 입양과 관련해 문의가 있는 이들에게 언제나 상담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