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 기량 향상, 전례음악 다양화에 도움될 것”
‘즉흥연주’. 글자 그대로 악보 없이 자유롭게 음악을 창작함과 동시에 연주하는 예술 형태다.
즉흥연주는 ‘예상하지 못한’ 연주이기에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감흥을 전달하는 매력을 품고 있다. 또 연주가에게는 그만큼 더 수준높은 실력과 예술적 영감을 요구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특히 15세기 경부터 시작돼 오랜 역사를 이어온 오르간 즉흥연주는 미사전례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한국교회에서 아직 시도된 적이 없었다.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도 이 즉흥연주를 전례 안에 접목한 ‘오르간 즉흥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원장 백남용 신부)은 1월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림동 교회음악대학원 최양업홀에서 ‘오르간 즉흥연주 세미나’를 열고, 연구회 및 모임을 공식 발족했다.
즉흥연주는 단선율 성가를 무궁무진하게 표현할 수 있어 연주자가 전주, 간주, 후주에서만 즉흥연주를 해도 전례음악이 한층 풍요로워 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서는 아직까지 주선율의 확장이나 변형을 허용하지 않고 실제 연주할 수 있는 본당도 찾아보기 어렵다.
박래숙(마르가리타)교수는 “연주자들이 유명 작곡가들이 만들어 놓은 곡을 ‘잘 쳐서’ 전달하기 바쁘다보니 창의적 예술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즉흥연주 연구는 연주 기량 향상과 전례음악 다양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는 또한 “한국교회 안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연주자 교육과 함께 각 본당 반주자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예술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의식 개선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건반 위에서 하는 작곡’이라고도 불릴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오르간 즉흥연주는 독일이나 프랑스 교회음악대학에서는 정규과목으로 운영한다.
또 각 성당에서도 다채로운 연주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르간 즉흥연구회’에는 즉흥연주에 관심있는 연주자면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모임은 매월 첫 금요일에 열린다.
※문의 02-393-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