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노인들·기업인·익명의 독지가…
넉넉지 않은 처지 '십시일반' 봉헌 더욱 값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랑을 나누는 손길들이 줄을 잇고 있다. 평생동안 어렵게 살며 모은 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 넉넉하지 않은 이들의 나눔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빛난다.
# 나눔 1
자녀도 없이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는 송옥경(안나 81) 김선화(아가타 71) 안화진(루치아 57)씨가 7월 23일 수원가톨릭대(총장 방상만 신부)에 “훌륭한 사제를 양성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각 1억원씩 총 3억원을 기증했다. 경기도 안성 미리내 유무상통마을(원장 방상복 신부)에 살고 있는 이들은 “이번에 기증한 돈은 평생동안 하고 싶은 것 하지 않고 입을 것 입지 않고 모은 돈”이라며 “자식을 하느님께 봉헌하지 못했으면, 물질로나마 봉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7월 31일 유무상통마을을 찾아 감사패를 전달한 방상만 신부는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학교 사제와 신학생들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 나눔 2
이스라엘 유아교육 교재 수입 판매, 제작, 교육회사인 (주)오르다 코리아의 정동범(바오로) 회장은 8월 4일 수원교구 사회복지회에 중증 발달장애인 시설 건립 및 장애인 결연사업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5000만원 후원을 약정했다.
오르다 코리아는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000만원씩, 사회복지회가 전개하는 ‘핸드 인 핸드(Hand in Hands)’ 나눔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정동범 사장은 “우리 회사에서 수입 제작하는 교재는 현재 중산층 이상 가정의 아이들을 위주로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장애인 등을 위한 나눔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오르다 코리아는 이밖에도 고아원 어린이들을 상대로 매주 정기적으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종합병원에 입원중인 소아환자 및 장애아동을 위한 행사에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 나눔 3
얼굴없는 나눔도 있다. 8월 6일 의정부교구 호원동본당 마당에는 옷이 가득 쌓였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80대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고급 의류 2000여벌을 기증한 것. 할머니는 벌써 8년째 매년 정기적으로 본당에 옷을 기증하고 있다고 했다. 중견 의류상인 이 할머니는 “그동안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금은 전액 관할지역 홀몸노인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판매하고 남은 옷은 모두 수해지역 성당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현주(에스더) 호원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은 “할머니께서 의류를 기증해준 덕분에 본당 인근 많은 노인들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세상이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이웃에 대한 신앙인들의 사랑을 접하면 힘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방상만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신부(맨 왼쪽)가 성금을 기탁한 송옥경 김선화 할버니와 기념촬영을 했다.
▶의정부교구 호원동본당 신자들이 한 독지가의 기증으로 마련된 의류 바자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