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김경식 몬시뇰) 체육교육과 학생 4명의 합동 장례미사가 3월 22일 오후 12시30분 교내 성당에서 열렸다.
김경식 총장과 교수 신부단의 공동집전으로 거행된 이날 합동장례미사는 희생자 유가족과 교직원, 학생들의 애도속에 치러졌으며 미사 후 유해는 고인들이 생활하며 합숙했던 교정을 행렬하며 장지로 떠났다. 이날 장례미사는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고인의 신원 확인 통보를 받은 유가족들이 유해 개별 인수를 희망함에 따라 사고 32일만에 학교장으로 치르게 된 것이다.
김경식 총장은 강론을 통해 『오늘 장례를 치른 4명의 학우들은 영영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라며 『더 이상 슬픔에 잠겨있기 보다는 이들과 다시 만날 때 서로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자』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에앞서 월배차량기지에서 아들 김택수(마리노.19.서울 방화3동본당)군의 유해를 인도 받은 어머니 고명옥(프란치스카.48)씨는 『주위에서 택수의 유해를 직접 보지 말라고 말렸지만 엄마가 자식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천국에 먼저 가 있으라고, 나도 열심히 살아서 꼭 만나러 가겠다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희생자 유류품 전시 사진 참관에서 신자 희생자들의 유류품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사진으로나마 가족의 흔적을 확인한 유족들은 한편으로는 다행으로 여기면서 또 한편으로는 가족의 사망을 인정해야 하는 아픔으로 오열하고 있다.
신자 실종자 중 딸의 대학교 등록을 위해 지하철을 탔던 큰고개본당 이태희(마리아)씨와 딸 윤혜정(데레사)양의 유류품으로 묵주반지와 열쇠, 옷가지, 도장과 함께 대학교 등록서류도 발견됐다. 반야월본당 이경희(안젤라)씨가 입었던 옷가지 일부와 쇠단추도 발견됐으며, 피아노 레슨을 받기 위해 지하철을 탔던 신동본당 이미영(릿다)양은 핸드폰과 악보 등을 남겼다. 하지만 영천본당 교리교사 배소현(발비나)양은 열쇠, 반지 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흔적들이 나타나지않아 유가족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따라서 사고 전동차의 이동 중 유류품이 유실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낳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