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의 종류는 천만이 넘는다고 한다. 물론 이 숫자는 그 종류를 다 알 수 없는 미세 생물체들인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종류 수를 계산하지 않은 것이다. 천만 종이 넘는 생명체들은 크게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로 분류된다. 염록체를 가진 식물만이 생산자이고 초식동물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은 소비자에 속하며, 세균이나 곰팡이 종류들은 분해자에 속한다.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 지구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소비자인 벌과 나비는 생산자인 식물이 제공하는 꿀을 먹고살지만, 이동성이 없는 식물들이 수정을 하여 종족을 번식시키는 데에 한 몫을 단단히 한다. 분해자들은 생물의 사체나 배설물들을 먹이로 하면서 고분자 유기물질들로 구성된 이들을 간단한 무기물질로 변환시켜 생산자인 식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이 셋 중에서 뭐니뭐니해도 역시 생산자인 식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에너지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즉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로 이동하는 것이 에너지 법칙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유독 엽록체를 가진 식물은 이것을 거슬러 오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가 급류를 타고 올라가는 것과 같이 살아있는 식물은 엽록체를 공장으로 삼아 물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저밀도의 태양에너지를 고밀도의 포도당으로 고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 방식은 다음과 같다.
6CO2+6H2O+태양에너지↔C6H12O6(포도당)+6O2
식물이 광합성을 할 경우에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작용하고,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호흡작용을 할 경우에는 우에서 좌측으로 작용한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등 모든 소비자들은 우측에서 좌측으로만 작용하면서 식물들이 만들어놓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자신의 생존을 이어간다.
지구촌에서 식물만이 할 수 있는 광합성을 인간이 인공적으로 해낼 수만 있다면,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으리라. 그런데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이 광합성을 인위적으로 해내는 일은 오늘날 불가능하다고 한다. 누군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낸다면, 각 종류의 노벨상을 몽땅 차지하고도 남음이 있는 일이 되리라. 인류에게 커다란 희망과 평화를 가져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합성을 인공적으로 하는 것은 앞으로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숨은 식물들의 광합성 작용에 크게 의존되어 있다. 식물들의 광합성 작용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 물, 이산화탄소 그리고 땅의 크기에 달려 있다.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은 태양에서 발산되는 총 열량의 5천만분의 1이고, 지구 위 1㎡에 연평균 5백만㎉이다. 이것 역시 인위적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요소이다. 이 중에서 약 100만∼200만㎉ 정도 지상에 도달하고 그 중에서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양은 1∼5%정도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지구생태계는 복잡한 먹이사슬 체계를 구성하고 있고, 어느 한 종이 지나치게 불어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농부들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땅은 가꾼 만큼 소출을 낸단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농부가 한 마디 더 곁들이기를, 땅은 많이 넣어주어야 한단다. 땅이 소출을 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넣어주어야 그 정도의 소출을 낸다고 한다. 유기물에 의존하든 비료에 의존하든 수경재배를 하든 어떤 종류의 재배를 하든 많이 넣어주어야 한다. 유기물과 비료의 조달과 작용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에는 상황이 나빠질 뿐이다. 이러한 연유에 의해서도 우리는 먹거리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