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과 신약성서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모두 몇 번이나 나올까? 이 단어는 모두 782번에 걸쳐 성서에 나타난다. '희망'은 140번, '믿음'은 254번 나온다.
성서를 뒤적이며 이 단어들을 찾아 세어보려면 하루종일 걸려도 부족할 것이지만 '가톨릭 성서 구절 찾기 (Catholic Bible Concordance)'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10초면 찾아볼 수 있다.
서울대교구 신대방동본당 김충수신부가 지난 92년 자신이 개발했던 도스용 성서 프로그램을 윈도우즈용으로 개발해 최근 발표한 이 프로그램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현재 개발돼 있는 성서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보다 전문적인 성서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알찬 내용을 담은 전문적인 성서 프로그램이 제작되는데 하나의 초석이 됐으면 합니다"
신구약 공동번역과 200주년 기념성서를 모두 담은 이 프로그램은 '성경읽기' 메뉴를 열어 성서 장절을 입력하면 지정된 구절로 화면이 이동되어 간편하게 해당 구절을 찾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어 하나만으로 원하는 성서 구절을 찾을 수 있어 성서 공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찾은 구절을 인쇄할 수도 있고 불러낸 구절을 'HWP 전환'기능을 이용해 '아래아 한글' 문서로 변환, 원하는대로 편집할 수도 있다. 김신부는 몇가지 기능을 개선해 부활 전까지 완성판을 선보일 예정이며 다음 버전에서는 영어 성서를 추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원전과 주석까지도 담을 생각이다.
김충수신부는 "개신교의 경우 이미 다양한 성서 소프트웨어가 있어 희랍어, 히브리어 등 성서 원전까지 담은 프로그램도 있다"며 "가톨릭교회도 성서학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성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신부가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부터이다. 독학으로 프로그램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불과 3개월만에 교적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주위의 권유로 92년에는 도스용 성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소프트웨어이지만 이제는 성서학자, 컴퓨터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수준높은 전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본당 성전 신축 공사로 바쁜 시간을 쪼개 약 한달간 밤을 새워가며 프로그램을 만든 김신부는 이러한 관심을 더욱 북돋기 위해 성서를 공부하려는 신자들이나 본당, 단체 등에서 필요할 경우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연락처=(02)825-2314, 팩스 (02)825-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