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상계동 철거민 농성… 단식ㆍ미사 등 다각적 투쟁 벌여

입력일 2020-03-17 14:33:58 수정일 2020-03-17 14:33:58 발행일 1986-10-12 제 1526호 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지난 9월 30일부터 고려대학 학생회관에서 서울상계동 재개발지역 세입자 9명, 고대생 1백 50여명과 함께 철야단식농성을 벌이다. 10월 2일 경찰에 연행된 서울 상계동본당 손인숙 수녀(성심수녀회)가 연행 이틀만인 10월 4일 석방됐다.

또한 손 수녀와 함께 경찰에 연행된 주민 6명 중 불구속기소중인 이판종씨를 제외한 5명도 같은 날 모두 풀려났다.

이와 함께「고대 농성」과 때를 맞춰 상계5동 173번지 철거현장에 천막을 치고 집단단식농성에 들어간 세입자 2백여 명도 6일 단식을 풀고, 7일부터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7시 30분 두 차례 씩 예수회 정일우 신부(복음자리지도사제)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하면서 새로운 양상의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의 농성은 지난 8월 30일 도봉구청에서 ▲압수천막 반환 ▲6월 철거 때의 피해품 보상을 요구하던 세입자대책위원회 회장, 부회장, 1통 책임자가 경찰에 연행, 구속된데 따른 것으로 구속자 전원석방, 선(先)대책 기(機)철거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천막 앞에 홍보용 게시판을 세워놓고 8월 29일 구청에서 아무런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천막을 철거, 집도 없는 철거민의 잠자리를 빼앗아 갔으며 이에 항의하는 주민 80여명이 집단연행 되고 이 중 3명이 구속됐음을 알리면서 구속자석방을 위한 가두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생존권 보장」을 위한 이들의 요구에 교회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상계동본당은 9월 16일 대대적인 기도회를 개최했으며 천막 안에서 9일기도를 봉헌하기도 했다. 신학생 20여명도 10월 2일, 3일 천막을 찾아 이들을 위로했으며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고 9월 24일 귀국한 정일우 신부는 농성 첫날부터 같이 단식농성을 하며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이 처럼 교회의 관심이 각별한 것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지난 6월처럼 가옥주와 세입자들이 서로 싸우고 반목하는 이웃공동체의 분열이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배려로 풀이되고 있다.

정일우 신부는 『20여 년간 살아왔던 곳을 아무 대책 없이 떠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들의 요구는 아파트입주권도 보상금도 아니며 단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자는데 있다』면서 『교회는 이런 아픔과 절망 속에 있는 일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