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만으로 만족할 수 없을까?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런 감정이겠지만, 그런 감정은 외양과 허상에 끌려가기 쉽다. 외양과 허상에 끌려가는 동안에는 진실은 모습을 감춘다. 그것은 닫혀있을 때 더욱 그러하다. 자신을 열어놓으면 자신에 대한 비판이 악의가 아니라 선의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비판은 수용되고 자신은 성장한다. 열린 글은 열린 사고에서, 열린 사고는 열린 태도에서 비롯된다.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 늘 목말라하는 것, 그것이 열린 태도의 시작이다.
결론을 서두르면 안된다. 언제든지 급해지려고 할 때는 멈추어야 한다. 진실은 넉넉한 시선 속에 붙잡힌다. 뜨거움은 뜨거운 손으로는 느낄 수 없다. 차이는 곧 그것의 진실에 이르는 길이다. 차이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거리가 필요하다. 언제나 회색으로 있다는 뜻은 아니다. 불길이 두개로 나뉘어지고, 하나로 합치는 순간 그 경계선에 서자는 말이다. 순수 앞에서 순수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욕 앞에서 오욕으로부터 도망치지 말자. 그때 오욕은 나를 더럽히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 만족하자는 것은 알자는 뜻이 아니라 열자는 뜻이다. 당선소식을 앞에 두고 부끄러워지는 것은 아직도 내가 닫혀있다는 뜻이요, 속물근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