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이제 그만 좀 쉬세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이 사람아, 그 밑빠진 독에서 콩나물이 자란다는 건 왜 모르시나.”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대구요양원(원장 김일규·마르티노, 지도 김기진 신부) 현관문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글귀다. 요양원에서 결핵 환우들을 위해 봉사하다 자신도 결핵으로 선종한 고(故) 김동한 신부(김수환 추기경의 형)가 남긴 말이다.
최근 OECD 가입국가 중 우리나라의 결핵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이 발표된 바 있기에, 국내에서 결핵 환자들의 치료와 요양을 위한 전문 시설로는 유일한 대구요양원이 지니는 의미는 크다.
대구요양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중 14세 이상의 결핵환자로서 결핵 수술 후 요양 및 투약을 필요로 하거나 재발의 위험으로 장기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치료 및 요양을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문 상담 및 직업재활, 문화체험, 위생·건강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 85명 정원에 현재 47명만 생활하고 있다. 김일규 원장은 “국내 유일한 결핵전문 요양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요양원을 알게 돼 도움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종수 사무국장은 “결핵은 보통 ‘후진국 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결핵에 대해서 전혀 의심하지 않다가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 대처가 늦기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입소대상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에게만 한정돼 있어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혜택을 줄 수 없다”면서 “앞으로 수혜 대상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요양원은 1966년 ‘대구결핵요양원’으로 인가 받아 활동해오다 1976년 김동한 신부가 원장을 맡으면서 이듬해 대구결핵요양원 후원회인 ‘밀알회(현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후원회)’를 발족, 보다 나은 운영을 도모했고 1992년 사회복지법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로 운영법인 명칭을 변경하면서 현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의 모태가 됐다. 이후 2001년에는 현재 위치(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 본리리 613-1)로 이전, 10년째 운영을 해오고 있다.
※문의 053-616-3110~1 대구요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