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 시기를 맞아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를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하고, 사순 시기를 보내는 첫걸음으로 ‘현실에 눈 뜨기’를 제안했다.
교황은 “주님께서는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모세를 부르셨을 때 무엇보다도 들으시는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보여주셨다”(탈출 3,7-8 참조)며 “오늘날 우리도 억압받는 수많은 형제자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는지, 그 울부짖음이 우리를 괴롭게 하는지, 아니면 우리를 움직이는지 스스로 돌아보자”고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사순 시기에 행동한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 안에서 멈추고 사마리아인처럼 다친 형제나 자매가 있는 곳에서 멈추는 것”이라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하나의 사랑이므로, 기도와 자선과 단식은 우리를 짓누르는 우상들과 집착을 쫓는 개방과 자기 비움의 단일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시노드 정신도 강조했다. 교황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은 사순 시기가 시류를 거스르는 크고 작은 공동체적인 결정들을 내리는 때라는 것도 시사한다”며 “위선자들처럼 얼굴을 찌푸리거나 침통한 표정을 짓는 대신 다른 사람이 우리의 기쁨 가득한 얼굴을 보고 자유로운 느낌을 받도록 하며,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사랑을 체험하도록 하자”고 권고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