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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136)기후변화와 미디어의 역할/ 미론 페레이라 신부

입력일 2023-08-29 수정일 2023-08-29 발행일 2023-09-03 제 3358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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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지구는 점점 나쁘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지금은 8월 말이고, 남아시아 지역은 홍수와 태풍, 산사태, 가뭄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 유럽은 전례 없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하와이와 캐나다, 미국에서는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투덜거리고 불평하지만 그새 적응하고 만다. 그저 에어컨을 켤 뿐 삶의 방식을 유의미하게 바꾸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오늘날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비록 정보가 정확하다 하더라도, 소셜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피상적이고 단편적이다. 기후변화가 가진 복잡한 문제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산사태나 홍수, 산불 등 외적 현상의 묘사에만 치중한다.

실제로 매순간 매일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인류의 거대한 산업 및 기술 체제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하나의 징후에 불과하다. 우리는 수백만 년 동안 이어온 탄소와 질소의 순환 사이클을 바꾸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준치 혹은 임계점을 경고하고 있다. 이 한도를 넘어서면 우리는 더 이상 그 이후를 통제할 수 없다. 산불이나 홍수와 같은 최근의 재난들은 이 임계점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더 넓은 지역에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우리의 생명선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것은 큰 문제다. 하지만 주류 미디어는 이기적인 목적에 따라, 이를 지적하지 않는다. 주류 미디어는 어떤 이유로 재난이 일어났느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지역에서 발생하는 재난 현상을 보도하는 데에만 집착하고 있다.

이미 말했던 대로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는 양극화돼 있다. 소셜미디어는 오락을 위한 것이지 정보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가진 복잡한 특징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인내심이 없다. 그들은 즉각적인 뉴스를 원하고 이분법적으로 사고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후변화의 복잡한 특징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이 제시된 데이터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상반된 주장이 격돌하는 상황에서도 잘못된 소수의 견해가 제시되는 경우도 많다. 소셜미디어가 양극화되는 것은, 그렇게 해야 더 많은 뷰어를 얻을 수 있고 유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정보 전염병’이라고 불리는 인포데믹 현상으로 이끈다. 이는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 등이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으로, 사용자들을 혼란시켜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게 만든다.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하며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다.

정부의 환경 정책들 또한 특정 주장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것은 슬픈 일이다. 환경 정책에도 지정학적 요소가 고려된다. 서구 언론은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여전히 석탄에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함해 기후정의와 환경 평등, 개발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러한 견해는 서구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남반구의 기후정의 지지자들은 종종 국제회의에서 배제된다. 이러한 회의에서는 지정학적 편견으로 가득한 논의만 진행된다. ‘지구 온난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상황들을 서로 연결짓는 일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 기후 복원력의 성과를 얻고 있는 공동체들을 주목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러한 일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가 지구 온난화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야 하고 지속가능하고 적절한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누구도 그 영향에서 도망칠 곳은 없다. 기후변화에 대항할 용기를 북돋고 혁신적인 제안을 하며 기후 복원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주류 미디어와 소셜미디어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론 페레이라 신부(예수회)

예수회 사제로서 평생을 기자 양성 등 언론활동에 힘써 왔다. 인도 하비에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아시아가톨릭뉴스(UCAN), 라 크루아(La Croix)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