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창간 96주년 특집] 한 부의 가톨릭신문은 한 명의 선교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
입력일 2023-03-28 수정일 2023-03-29 발행일 2023-04-02 제 3337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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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감동 전하는 신앙지… 위로와 신앙 회복의 봉사자
“새롭게 알게 되는 것 많아 열독”
“청년 신앙교육·성숙의 좋은 도구”
“위로 주는 신문… 치유에 큰 도움”

왼쪽부터 3월 26일 공소로 배달된 가톨릭신문을 읽고 있는 전주교구 장수본당 수분공소 김기순 회장(김기순 회장 제공)과 가톨릭신문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군종교구 육군훈련소 연무대본당 병사들(군종교구 연무대본당 제공), 선교용으로 배달된 가톨릭신문을 읽고 있는 서울 답십리동 하늘병원의 한 직원.(사진 이승훈 기자)

‘조국성화’(우리나라의 복음화)를 기치로 1927년 4월 1일 창간한 가톨릭신문은 지난 96년 동안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라는 주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특히 가톨릭신문은 복음의 소식을 접하기 힘든 소외된 지역에 주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선교후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간 96주년을 맞아 ‘한 명의 선교사’가 되어 소외된 지역에 복음의 씨앗을 전하는 가톨릭신문의 모습을 전한다.

■ 장수군 수분공소

“아무나 다 주면 보지도 않고 내버리지. 신문에 하느님 말씀이 들어 있는데 그러면 되간디?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나도 열심히 보고 그라지~”

전북 장수군 수분리 수분공소 김기순(안드레아·77·전주교구 장수본당) 회장은 가톨릭신문을 12년째 읽고 있다. 가톨릭신문과의 인연은 12년 전 공소회장을 맡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2부를 받았는데, 배울 것도 많고 나만 읽기가 아깝더라고요. 근데 어느 날 신문사에서 6부로 늘려줄 수 있다고 해서 아주 고맙게 잘 받아보고 있어요.”

현재 공소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미사가 봉헌된다.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20여 명. 모두 수분리 마을 주민들이다. 김 회장은 가톨릭신문사에서 보내주는 신문 6부 중 한 부는 자신이 보고 나머지 5부는 성실히 읽을 만한 신자 5명에게 나눠준다.

“요즘은 글자를 읽지 않는 사람이 많으니 꼭 보고 싶어 하고, 열심히 볼 신자들한테만 나눠주지요. 여기서는 이런 걸 찾아보려 해도 없으니까 필요한 사람한테는 아주 귀한 거거든. 근데 또 소수만 독차지하면 안 되니까 정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볼 수 있게 하고요.”

김 회장은 “신문을 보다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게 많으니 배움도 신앙도 끝이 없다”면서 “감동적인 말씀, 좋은 말씀 읽을 수 있게 신문 보내주는 독자분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 논산훈련소 연무대본당

후원자들이 보내 주는 가톨릭신문은 군장병 복음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군종교구에 소속된 전국 육해공군 및 해병대 성당에는 매주 빠짐없이 가톨릭신문이 배달된다.

특히 상시적으로 1만여 명, 1년간 12만 명의 훈련병들이 교육받는 장소인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내에 자리한 연무대본당(주임 정세진 요셉 신부)은 수많은 청년들이 하느님을 직접적, 간접적으로 만나는 군복음화의 요람이다.

정세진 신부는 “연무대본당은 청년들의 신앙이 시작되는 장소이자 회복되는 장소”라며 “연무대에서 훈련받는 비신자들은 비록 짧은 시간 천주교를 접하지만 세례를 통해 신앙을 시작하고, 냉담교우 훈련병들은 짧으면 1~2년 길면 5~6년 만에 고해성사를 보고 신앙을 회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앙의 성숙인데, 가톨릭신문은 신앙을 가르쳐 주고 성숙시키는 데 좋은 도구로 쓰인다”면서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흐름, 국내 신앙 단체들의 동향, 교리 해설과 말씀 퀴즈 등은 병사들을 신앙적으로 교육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 서울 하늘병원

선교용으로 병원에 보내지는 가톨릭신문은 환자들을 위로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신앙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원목실이 있는 대형병원 외에도 가톨릭신문은 곳곳의 주요 병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 답십리동 소재 하늘병원(원장 조성연 요셉)은 독자들의 정성으로 받은 가톨릭신문을 최대한 많은 환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주 병원으로 보내지는 20부의 가톨릭신문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1층과 6층, 경당이 있는 12층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비치된다. 병원이 복음을 전하는 공간, ‘선교 병원’이 됐으면 하는 조성연 원장의 지향 덕분이다.

병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이들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병원에 비치된 신문은 여러 사람이 읽어 너덜너덜해진 것도 있고, 다음 주 신문이 도착할 무렵이면 신문이 거의 남지 않는다.

하늘병원 유홍재(토마스 아퀴나스) 실장은 “환자분들이 가톨릭신문을 통해 위로를 얻으시는 것 같아 신문을 환자들에게 더 많이 노출시키려 한다”면서 “퇴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하면 기도할 수 있는 병원이라 만족도가 높다는 응답이 많이 나오는데, 가톨릭신문이 함께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23년 4월 1일 현재 가톨릭신문이 선교용 신문을 보내는 곳은 공소 751곳, 군부대 114곳, 교도소 83곳, 병원 90곳에 이른다. 적게는 2부에서 많게는 100부까지 배달되는 가톨릭신문의 선교후원 활동은 독자들의 후원에 힘입어 ‘선교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