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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한 신부와 함께하는 기도 따라하기] (26)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

입력일 2023-03-14 수정일 2023-03-14 발행일 2023-03-19 제 3335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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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 구절: 요한 9, 1-12. 35-41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고쳐 주시다.

■ 청할 은총: 예수님을 보다 깊이 알 수 있고 보다 열렬하게 사랑할 수 있으며 그분을 보다 가깝게 따를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 기도요점

1.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1절) 이 눈먼 사람은 살아오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처는 주거나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상처를 받겠지만, 상처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자신이 상대방의 말에 동요되거나 휘둘리지 않고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상처받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받은 상처를 되돌아보며,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는 내가 만들었음을 숙고해봅니다.

2.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3절)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느님의 일이 나에게 드러난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나 사건을 통하여 이 “만남이나 사건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무슨 기회가 되는지”를 생각해보는 사람이라면 “하느님의 일이 내 안에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음을 숙고해봅니다.

3. “땅에 침을 뱉고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 사람의 눈에 바르신”(6절 참조) 장면을 보면 상대방의 믿음 수준에 맞춰 대하는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 마디만 하면 나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왕실 관리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요한 4,49-50) 이것을 통하여 왕실 관리의 믿음 수준을 알 수 있듯이 ‘땅에 침을 뱉고 진흙을 개어 눈에 발라야 낫는다’는 수준의 믿음도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상대방을 믿음의 수준대로 대하듯 예수님께서는 나 자신을 어느 수준으로 대할지를 생각해보며 자신의 믿음 수준을 숙고해봅니다.

4. 예수님께서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7절)라고 말씀하시듯, 못으로 가서 씻어야 한다는 것은 제대로 보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 나에게 있어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숙고해봅니다. 구체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크게 ‘자신의 생각’과 ‘과거의 경험’이라는 필터로 하여금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음을 숙고해봅니다.

5. 이 성경 구절을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나가면서 예수님과 치유를 받은 태생 소경과의 마지막 대화, 즉 “너는 사람의 아들을 믿느냐?”(35절)고 하자 소경은 “주님, 저는 믿습니다”(38절)라고 말하는 장면을 특별히 묵상해보며, 나는 ‘주님을 믿는다’고 고백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안의 주인이 예수님이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행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예수님을 제대로 믿고 있는지 숙고해봅니다.

6. 나는 겸손하게 내 믿음의 순수성을 기원해봅니다. 순수한 믿음은 다만 예수님의 말씀만을 온전하게 알아듣고 행한다는 것으로 자기 중심적인 것을 버리고 하느님 중심적인 삶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함을 숙고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