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임성연 작가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3-01-11 수정일 2023-01-11 발행일 2023-01-15 제 3327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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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있어야 빛을 더 잘 느끼죠”
힘들고 어려울 때 빛나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
삶의 신념인 ‘빛나는 어둠’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어

임성연 작가가 1월 7일 서울 서초동 자신의 작업 공간에서 작품 ‘회오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빛나는 어둠.’ 임성연 작가(안나·36)는 이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2 성미술 청년 작가 공모전’ 당선자로, 지난해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개인전을 열고 올해 1월 31일부터 2월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열리는 기획전 ‘SpacexTime’에 참여하는 임 작가는 자신이 느낀 빛과 어둠, ‘어둠도 빛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2년, 영국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 석사 공부를 위해 한국을 떠난 임 작가는 외로움을 느꼈다. 집을 구할 때부터 겪은 차별 등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 시작하고 적응하는 부담감과 어려움은 임 작가를 자신에게 집중하게 했다.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며 그간 감추고 피해 왔던 어둠을 마주쳤다. 어머니가 아픈 모습을 보면서 힘들었지만, 밝은 척했던 과거, 호스피스 환자 돌봄 봉사 중 느꼈던 죽음에 대한 공포 등 내면에 자신이 어둠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직면했다.

어둠을 인식, 받아들이면서 임 작가는 한국에 돌아와 5년간 작가가 아닌 다른 사회 활동을 했다. 회화를 전공하며 석사까지 마쳤지만,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빛’을 그려 왔지만 그 빛이 무엇인지 확신도 각오도 없이 두려움과 걱정, 불안만 올라왔기 때문이다.

잠시 쉼을 택한 임 작가는 결국 다시 빛을 표현하는 작가로 돌아왔다. 꼭 뭔가를 해야 한다는 목표나 계획에 집착하지 않고 가볍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면에 있는 어둠, 그 어둠이 있기에 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의 갈등을 느끼며 생긴 내면의 소용돌이, 회오리 같은 상태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가득 찬 에너지로 다양하게 구현하고 싶다는 임 작가는 이렇게 전했다.

“‘빛나는 어둠’은 제 신념이에요. 삶에서 힘들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하느님이 내면에 주시는 빛, 위로를 느끼고 싶고, 그렇게 깨달아가면서 더 성숙, 강인해지는 신앙인으로 살고 싶어요. 그 빛나는 어둠을 작품에 표현하고 싶고요.”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