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일본 베스트셀러 「라틴어 수업」 저자 한동일 변호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11-22 수정일 2022-11-22 발행일 2022-11-27 제 332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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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 질문, 라틴어 안에 담겨 있죠”
2017년 국내 출간 큰 인기
일본 언어학 분야 판매 1위
“라틴어의 매력이 인기 비결”
한동일/312쪽/1만5000원/흐름출판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 사람들에게도 공통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고민 때문에 「라틴어 수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아요.”

2017년 출간돼 100쇄가 넘도록 베스트셀러로 사랑 받아온 「라틴어 수업」이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저자 한동일 변호사(사무엘·교황청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는 “일본 독자들이 보내오는 관심과 질문의 수준이 높다”며 “한국 독자들이 받았던 위로와 용기를 똑같이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틴어 수업」의 일본어판 「교양으로서의 라틴어 수업」(教養としてのラテン語の授業)은 지난 9월 28일 출간된 직후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들었고, 지금도 ‘언어학’, ‘서양사상’ 등의 분야에서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초판 6000부를 시작으로 이미 3쇄를 찍어냈다.

그동안 일본 출판시장에서 한국 소설이나 에세이가 인기를 끈 적은 있지만, 교양인문서가 주목 받은 일은 없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인문서의 80% 이상이 영미권 도서인 상황에서 한국 인문서가 수입된 것도 이례적인데,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이다.

한동일 변호사는 “라틴어 자체의 매력이 「라틴어 수업」 인기 비결”이라고 말한다.

“‘모든 시어머니들은 같은 마음으로(한결같이) 며느리들을 미워한다’는 말이 요즘 말처럼 들리죠? 기원전 165년 테렌티우스가 쓴 라틴 희극의 한 대목이에요. 이런 라틴어의 옛 글을 통해 인간의 변하지 않는 어떤 본성을 마주하면 우린 인간을 다시 생각하게 돼요. 라틴어는 그런 매력이 있어요.”

한 변호사는 인기의 원인을 “라틴어의 매력”에서 찾았다. 인간 본성과 존재에 대한 오래된 성찰이 라틴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변호사는 「라틴어 수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개인적, 사회적인 자아가 실현되지 않으면, 인간은 고독하고 외롭고 소외된 실존과 마주해야 한다”로 꼽으며 “지금 현대사회 안에서 젊은이들이,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절벽들, 거대한 조직 속에 도구화된 나, 거기에 나는 어디에 존재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데 이 책이 자극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다녀보면 이미 평상시 충분히 교양을 쌓고 좋은 강연을 듣는 사람들이 와요. 진짜 이 말을 듣고 숨 쉬어야 할 사람은 먹고 사는 여건, 여러 여건 때문에 못 오죠.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청소년이나 청년, 그리고 정말 ‘영양’이 필요한데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