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자 장상연, "짓밟히는 생명의 울부짖음 들으라” 외치며 거리 행동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11-16 수정일 2022-11-16 발행일 2022-11-20 제 331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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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순례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하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 규탄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11월 14일 세종시 정부청사 일대에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 철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여성 수도자들이 우리 사회가 기후위기를 불러오는 모든 행동들을 중단하고, 피조물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하며 거리 행동에 나섰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 이하 장상연)는 11월 11~14일 2022 생명평화순례를 진행하고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 철회와 탈석탄을 외쳤다.

순례에는 17개 수도회 여성 수도자 40여 명이 참여하고,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승수(요셉) 신부와 살레시오회 박성재(엠마누엘) 신부가 동행했다.

수도자들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후문과 정부청사 일대에서 피케팅을 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기후붕괴를 직시하라’, ‘수라갯벌은 살아있다. 학살과 착취를 멈추고 생명을 지켜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공동의 집을 파괴하는 정부의 개발 정책을 규탄했다. 새만금 수라갯벌에는 멸종위기종이 많이 살고 있지만 국토교통부가 갯벌을 훼손하고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본격화하기로 해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거리에서 펼쳐진 자유 발언에서 장상연 JPIC분과위원장 조경자(마리 가르멜) 수녀는 “수라갯벌에 살아 있는 생명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울부짖음을 들으라”며 “모든 생명에게 처절한 삶의 토대인 새만금 개발이 중단되도록 기도와 행동으로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11월 14일 세종시 환경부 후문 앞에서 생명평화를 염원하며 거리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피케팅 후 수도자들은 거리를 성당으로 삼고 생명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강승수 신부는 강론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생명의 길을 행동으로 알리고 있다”며 “수녀님들의 생명평화 여정이 우리 사회와 교회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1~13일 수도자들은 당진, 태안, 보령 등 서해안에 밀집돼 있는 화력발전소를 차례로 들러 조망하고 평화를 염원하며 평화의 춤 퍼포먼스를 펼쳤다. 석탄발전소는 운행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기후위기의 주범이지만, 우리나라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총 57기의 화력발전소를 가동 중이고, 강원 지역에 4기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끝으로, 수도자들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에 있는 수라갯벌에 들러 갯벌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위해 기도했다.

순례에 참여한 문지혜(리디아) 수녀는 “멈춰지지 않는 개발과 경제 성장에 치중한 정책을 보며 회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아파하고 기도하는 일 외에도 직접 행동할 수 있어서 뜻깊은 일정이었다”고 전했다.

11월 14일 세종시 정부청사 일대에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 철회와 탈석탄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는 수녀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