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수묵화로 만나는 한국 순교자들 행적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9-20 수정일 2022-09-20 발행일 2022-09-25 제 331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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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기획전 ‘닫힌 시대, 열린 열정’
‘김대건 신부 새남터 순교행렬’ 등
故 탁희성 화백 작품 20여 점 전시

탁희성 ‘김대건 신부 새남터 순교행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야고보 신부)이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닫힌 시대, 열린 열정’(Closed Era, Open Passion) 기획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천주교회사의 주요 사건들과 순교자들의 행적을 담은 고(故) 탁희성(비오·1915~1992) 화백의 수묵 채색화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탁 화백은 1960년 천주교에 귀의한 뒤 한국 천주교회사를 지속적으로 연구했고, 성화 제작에 몰두했다. 그는 본격적인 그림 작업에 앞서 역사적인 배경이 된 지역을 직접 답사하고 스케치하는 등 면밀한 사전 작업을 거쳤다. 이러한 연유로 탁 화백의 작품은 교회사를 보다 입체적으로 담아낸 역사화(歷史畵)로 소개되고 있다.

탁희성 ‘절두산 순교’.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이번 기획 전시 주요 작품들은 ‘주어사 강학회’, ‘이승훈, 북경에 가다’, ‘명례방 초기 종교집회도’, ‘주문모 신부’, ‘엥베르 주교와 모방, 샤스탕 신부’, ‘김대건 신부 새남터 순교행렬’, ‘남종삼, 홍봉주 서소문 밖 형장 행렬’, ‘절두산 순교’ 등이다. 이와 함께 「천주실의」(天主實義)와 「칠극」(七克) 등 한역 교리서도 전시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는 유교 사회의 엄격한 신분 질서 등 ‘닫힌’ 시대 속에서, 그 틀을 벗어나 사고하며 나아가 사회 변화를 이끌고자 목숨까지도 내놓은 이들의 ‘열정’을 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기획전시실에서 이뤄지고 있고, 10월 2일까지 열린다.

원종현 신부는 “‘닫힌 시대, 열린 열정’ 기획전이 서소문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에게는 영적 위안으로 다가가고,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분들께는 우리 사회의 한 구성인 그리스도교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탁희성 ‘남종삼, 홍봉주 서소문 밖 형장 행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탁희성 ‘엥베르 주교와 모방, 샤스탕 신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