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수원관구, 제16회 등불순교자축제 개최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9-05 수정일 2022-09-06 발행일 2022-09-11 제 331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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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이 걸었던 ‘사랑의 길’ 돌아보며 
삶 안에서 순교 영성 살아가기로 다짐
‘사랑의 길을 가다’ 주제로 
도보순례와 순교극 등 마련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등불순교자축제 참가자들이 9월 3일 새남터 순교성지에 도착해 손도장을 찍은 후 이름을 쓰고 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수원관구(관구장 유임주 헬레나 수녀)가 순교자 성월을 맞아 청년들과 함께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현양하는 등불순교자축제를 열었다. 행사는 청년들에게 이름이 익숙지 않은 103위 성인을 알리는 프로그램들로 짜여 의미를 더했다.

‘사랑의 길을 가다’를 주제로 9월 3일 열린 등불순교자축제에는 다양한 교구에서 모인 청년 5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수도자들도 봉사자로 함께했다. 행사는 도보순례와 순교극 관람, 떼제미사 봉헌 순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새남터 순교성지까지 도보순례했다. 참가자들의 조 이름을 1839년 9월 26일 서소문 밖에서 순교한 기해박해 순교 성인 9명으로 각각 정해 성인들의 생애를 조별로 공부하고, 이들을 특별히 기억하며 순례했다.

새남터 순교성지에서 선보인 순교극의 주인공도 순교자 9명 중 하나인 전경협(아가타) 성녀였다. ‘나는 간다 뻔하디 뻔한생들아’가 제목인 공연은 궁녀였던 전경협 성녀가 입교하고 순교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순교극은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청원자·수련자들이 3개월 동안 직접 대본 및 가사, 곡을 썼다. 특히 미얀마와 베트남 등 외국에서 온 청원자·수련자들이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열정적으로 연기해 주목을 받았다.

전경협 성녀 역을 맡은 이뚜레인수련자(안젤라·미얀마)는 “공연 내내 떨렸지만 하느님 영광을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용기를 냈다”면서 “성녀를 연기하며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라 나 자신을 낮추고 죽이며 살기를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순교극 관람에 앞서 참가자들은 도보순례를 마치고 손도장을 찍는 인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순교자들이 걸어온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어가겠다는 약속의 의미다. 청년들은 순교자 퀴즈에도 적극 참여해 다양한 상품도 받았다. 떼제미사 시간에는 각자의 지향을 담아 초 봉헌을 하고, 각자 하루 동안 주님께 받은 선물에 대해 나눔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원다인(로사·29·서울 이문동본당)씨는 “몰랐던 성인들을 새로 알게 돼 뜻깊었다”면서 “우리에게 신앙을 물려주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도록 해주신 모든 순교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는 순교자들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매해 순교자 성월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 청년들과 등불순교자축제를 진행한다. 축제는 올해로 16회를 맞았으며, 코로나19로 2년 만에 재개됐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