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교구, 사제 돌보고 기도 전념하는 ‘교구장 특임사제’ 신설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8-23 수정일 2022-08-23 발행일 2022-08-28 제 330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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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라또르(Curator), 사제 돌봄·복지 등 역할 전담
주교좌 기도 사제, 명동대성당에 상주하면서 시간 전례 바치는 데 전념
민족화해위원회 직제 개편, 교구장대리 직속 → 교구장 직속

서울대교구가 사제의 돌봄과 쇄신을 통한 교구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 ‘교구장 특임사제’로 ‘꾸라또르’(Curator·사제를 위한 사제), ‘주교좌 기도 사제’를 신설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또 민족화해위원회를 교구장대리 직속기구에서 ‘교구장 직속기구’로 변경했다.

이번 신설된 꾸라또르는 라틴어로 ‘돌보는 사람’을 뜻하며, 사제를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이다. 서울대교구는 이미 2000년대 이전부터 성직자만을 담당하는 부서의 신설이 여러 차례 건의돼 왔다. 현재 사목국 산하에 성직자실이 있지만, 성직자 수가 959명에 달하는 만큼 사제만을 위한 복지, 돌봄, 교육 등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부족함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왔다. 교구는 꾸라또르를 성직자 전문 부서의 전 단계로 보고, 앞으로 연구를 통해 성직자국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주교좌 기도 사제’는 주교좌명동대성당에 상주하면서 기도에 전념하는 직책이다.

주교좌 기도 사제들은 본당이나 교구청 일에 관여하지 않고, 명동대성당에서 교회의 전통에 따라 시간 전례를 바치게 된다. 주교좌 기도 사제들의 시간 전례에는 명동대성당을 찾는 신자들도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구는 주교좌 기도 사제를 현재 임명된 4명에서 최대 8명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다.

교구는 이번 인사와 직제개편에서 민족화해위원회를 교구장 직속기구로 변경했다. 교구장 직속기구가 되면 교구장이 위원장을 맡게 된다. 이는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한사목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교구는 또한 역삼동본당과 흑석동본당을 ‘직능별 사목 시범 본당’으로 지정했다. ‘직능별 사목 본당’은 현재 주교좌명동본당에서 시행하고 있는 형태의 본당사목으로, 주임신부가 아닌 사제가 본당 사목 중 일부 사목을 독립적으로 책임을 지고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밖에도 교구는 ‘청년·순례 사목’을 신설, 성지순례를 통한 청년들의 복음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전망이다.

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대주교는 사제단과 3번의 친서와 답장 등으로 소통하면서 전반적인 미래 교회상을 구상하고, ‘선교하는 공동체’로서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면서 “교구장께서는 사제평의회를 통해 사제가 움직이면 교회가 움직인다는 말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제들이 움직이고 변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