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돌아온 후 그는 1858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Alfred Russel Wallace·1823~1913)와의 공동 논문을 통해, 생물의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졌으며 인위 선택인 선택적인 교배와 비슷한 현상이 생존경쟁을 거쳐 이루어지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음 해인 1859년에 기념비적인 저서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을 발표하며 자연 선택을 통한 종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진화론을 제시합니다.
기존의 라마르크주의에 따르면, 종들(species)은 서로 독립적이고 평행한 방식으로 진화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윈이 「종의 기원」을 통해 새로이 정립한 진화 이론인 다윈주의에 따르면, 종들은 그들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진화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그리고 다윈이 사망하기 전에 이 책은 6판까지 나오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윈주의적 진화론에 관한 그의 확신은 책의 문체를 통해 더욱 강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부분은 ‘다윈주의적 진화론의 윤곽’을 개략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우선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 개와 비둘기 등 여러 가축들의 사례를 들면서 그 가축들의 야생종은 어떠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그 후 육종사의 ‘품종 개량’을 통해 새로운 종이 생겨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원래의 야생종과 길들여진 가축 사이에 이렇게 큰 차이가 생기게 된 까닭은 바로 인위적인 품종 개량, 즉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공 선택’(artificial selection)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 후 당시 영국에서 널리 읽혔던 서적인 토머스 맬서스(Thomas Robert Malthus·1766~1834)의 「인구론」(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에서 얻은 ‘인구와 식량의 불균형’이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종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메커니즘으로서 ‘(인간이 아닌) 자연에 의해 이루어지는 (수많은 개체 수와 경쟁, 생존과 멸종이라는 자연적 과정에 의한)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하게 됩니다.
그는 가축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불과 몇 세대 동안에 이루어진 인공 선택에 의해서도 엄청난 차이가 발생했는데, 오랜 세월 동안 진행된 자연 선택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냐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 첫 번째 부분은 품종 개량을 담당하는 ‘육종사’를 ‘자연’으로, ‘인공 선택’을 ‘자연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치환하는 방식으로 ‘자연 선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새로운 개념인 ‘자연 선택’이 다윈주의의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