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JPIC, 예언자의 세상 읽기」 펴낸 예수회 조현철 신부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8-23 수정일 2022-08-23 발행일 2022-08-28 제 330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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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리의 생존 위한 ‘JPIC’,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가톨릭신자라면 꼭 알아야 하는
‘정의’ ‘평화’ ‘창조 보전’ 소개하며
JPIC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구체적인 사례·통계와 함께 설명
성경과 교회 전통에서 대안 모색

교회는 정의(Justice), 평화(Peace), 창조 보전(Integrity of Creation)을 JPIC라는 한 단어로 말한다. ‘정의’와 ‘평화’가 관련 있는 것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런데 ‘창조 보전’은 조금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의, 평화, 창조 보전이 왜 뗄 수 없는 관계인지 JPIC의 개념에서부터 JPIC를 통해 예언자로서 세상을 읽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JPIC에 관해 신자라면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은 책이 나왔다.

폭우와 폭염,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무역 분쟁, 사회 계층 간의 갈등…. JPIC는 이러한 현대 사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천하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저자인 서강대 교수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는 JPIC가 “이 시대의 예언자가 세상을 읽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예언자’는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고, 선포하며, 실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은 ‘예언자의 세상 읽기’라는 관점에서 JPIC를 소개하며, 우리가 왜 JPIC를 알아야하고, 세상에는 왜 JPIC가 필요하고, JPIC를 따르는 삶이 어째서 중요한지를 전한다.

224쪽/1만4000원/생활성서
책은 오늘날 세상의 현실을 살피고, 창조 질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알려준다.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평등, 피조물의 존중과 돌봄이라는 창조질서를 거부하고 훼손하는 근원을 살핀다. 특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만을 열거하기보다 구체적인 사례와 통계를 들어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직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창조질서 훼손의 근원으로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와 성장 이데올로기, 기계론적 세계관과 기술 지배 패러다임과 인간 중심주의를 주목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근원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조 신부는 생태론적 세계관으로 변하기 위한 근원적 전환의 원천을 성경과 교회 전통에서 찾는다. 책은 성경이 가르치는 안식일과 희년, 생태적 회개, 그리고 기도, 성사, 수도생활 등 교회 전통을 중심으로 근원적 전환의 원천을 발견한다. 나아가 세상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평신도 그리스도인이 삶에서 어떻게 이를 실천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고 제안한다.

책을 모두 읽고도 “이렇게 한들 과연 세상이 바뀔까?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조 신부는 “죽음을 이기고 세상에 새로운 창조의 빛이 되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절망도 극복할 수 있는 우리의 힘이 될 것”이라고 우리의 “꺼지지 않는 희망”을 드러낸다.

조 신부는 책을 통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단 한 발도 내딛기가 힘든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면서 “이 책이 우리가 변화의 첫발을 내딛는 데 필요한 상상력과 희망의 작은 씨앗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