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지구와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 멈추게 해야

입력일 2022-08-16 수정일 2022-08-16 발행일 2022-08-21 제 330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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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인한 가난한 이들의 고통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러 어려움 가운데 반지하나 쪽방촌 등 주거환경의 불안에서 오는 고통도 적지 않다. 지금과 같이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21세기 후반에는 한국의 폭염일수는 지금보다 3배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폭염에 집중호우 등 가난한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기후와 생태위기는 빈부와 국경을 가리지 않지만, 그 고통의 하중은 모두 같지 않다. 재난의 크기는 사회 불평등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구의 울부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찬미받으소서 48~49항)고 강조한다.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이 분리될 수 없다는 말이다.

옥스팜과 스톡홀름 환경연구소가 2020년에 발표한 보고서 ‘탄소불평등에 직면하다–기후정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핵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탄소배출량 중, 세계인구의 부유한 상위 10%는 누적 탄소배출량의 52%에 책임이 있고, 이 중 최상위 1%의 부유층은 15%에 달하는 누적 탄소배출량에 책임이 있다’고 한다. 반면 ‘하위 50% 빈곤층의 책임은 7%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한다. ‘발전의 개념을 새로 정의하고 세계적인 개발모델의 변화’를 촉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에 귀기울여 야 한다. 지구와 사회적 약자를 희생시키는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지구와 가난한 이들의 울음에 대해 제대로 응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바로 개선 작업을 시작하자. 더 이상 늦출 순 없다. 더불어 그리스도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