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신학연구소 특강 ‘함께 걷는 영적 여정을 위하여, 영적 억압을 넘어’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8-10 수정일 2022-08-10 발행일 2022-08-14 제 330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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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권위로 발생하는 ‘영적 억압’ 주의”
교회 직분과 권위로 행사하는
의존과 착취 등 폭력 설명하고
해결 위해 성찰·식별 등 제시

우리신학연구소가 마련한 특강에서 박정은 수녀(왼쪽)가 ‘함께 걷는 영적 여정을 위하여, 영적 억압을 넘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가톨릭평론 유튜브 갈무리

교회 구성원들은 서로 자유로운 관계를 맺고 있을까. 교회 내에서 권위와 힘에 의해 일어나는 억압적 상황을 진단하고, 공동체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우리신학연구소(소장 이미영 발비나)는 미국 홀리네임즈대 교수 박정은(소피아) 수녀를 초청해 특강을 개최했다. 강연은 ‘함께 걷는 영적 여정을 위하여, 영적 억압을 넘어’를 주제로 7월 26일 서울 마리스타교육수사회 교육관에서 열렸다. 화상회의 앱과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영적 억압은 교회의 직분이나 개인이 지닌 권위 등을 이용해 교회 구성원들에게 착취, 과도한 권위나 의존, 무시, 폄하, 성적 폭력 등 다양한 유무형의 폭력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박 수녀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대표 등 모든 이가 이러한 영적 억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권력을 가진 이가 자신의 힘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호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영적 억압에 대해 “영성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삶의 맥락 안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고, 누구와 관계하고 있는지 계속 짚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영적 억압을 잘 당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이 있을 때 신부나 수녀가 가진 권위가 주는 인정에 기대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된다”며 “모두가 약한 존재라는 전제 아래 서로에게 부족한 욕구가 무엇인지 살피면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적 성찰과 더불어, 함께 기도하고 식별하는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수녀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 스타일이 나오겠지만, 복음의 수난처럼 일단 죽어야 부활한다”며 “같이 죽고 함께 절망하면서 정직하게 그리스도 십자가 밑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손잡을 때 진정한 시노달리타스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