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여름 특집] 성당 옆 갤러리로 문화 피서 떠나볼까요?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7-12 수정일 2022-08-03 발행일 2022-07-17 제 3303호 1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그림 한 점에 쉼표 한 점… 교회미술 통해 영적 쉼도 얻어보세요

무더운 여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난다. 이럴 때 먼 여행길보다 예수님을 그리며 성당에서 기도할 수 있고 가슴 뭉클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는 휴가지 어디 없을까? 더위도 달래고 신심도 키울 수 있는 시원한 교회 갤러리들로 안내한다. 올여름,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리 동네 ‘성당 옆 갤러리’로 놀러 가보자!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조숙의 조각가가 ‘숭고’ 주제 전시에서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갤러리1898 제공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지하 ‘갤러리1898’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지하 ‘갤러리1898’은 2000년 예술을 통한 복음 전파를 위해 설립됐다. 서울대교구는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에 ‘평화화랑’ 문을 열었고, 이곳은 2014년 9월 새롭게 마련된 1898광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명칭도 갤러리1898로 바뀌었다. ‘1898’은 명동대성당이 축성된 년도로, 이를 형상화한 로고는 원 5개와 선 2개로 구성됐다. 이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기적으로 나눔을 베푸신 예수님의 ‘오병이어’(五餠二魚)를 상징한다.

문화사목 공간 갤러리1898에는 교회 미술과 대중 미술이 공존한다.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는 현재 ‘염동국 신부 개인전: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기억과 희망’ 주제 전례 초 전시가 펼쳐지고 있고, 8월부터는 ‘성미술 청년 작가 지원전’이 열린다.

‘성미술 청년 작가 지원전’에서는 갤러리1898의 ‘2022 성미술 청년 작가 공모전’ 당선자들 작품을 만날 수 있고, 회화와 일러스트 등이 전시된다. 일정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갤러리1898 전시작들은 홈페이지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 74 신관 B107호(1898 명동대성당 지하 1층)

※관람 시간: 수~월요일(설·추석 등 제외) 오전 10시~오후 6시

※홈페이지: gallery1898.catholic.or.kr

※인스타그램: instagram.com/gallery1898(@gallery1898, @catholic.artstory)

※문의: 02-727-2336~7

수원성지 내 묵주 기도의 길, 그 뒤에 있는 건물은 뽈리화랑. 뽈리화랑 제공

수원교구 북수동성당 ‘뽈리화랑’

수원 북수동성당 옆 ‘뽈리화랑’(Polly Gallery)은 구(舊) 소화초등학교로, 수원성지 내에 있다. 근·현대 하느님의 종 순교자 데지레 폴리 신부(한국명 심응영, 파리 외방 전교회, 1884~1950)는 1934년 소화강습회를 설립, 교육을 시작했다. 1946년 수원소화국민학교로 인가받았고, 6·25전쟁 당시 건물이 전소됐다.

교회가 설립한 수원 지역 최초 사립학교인 소화초등학교는 신자들과 미군 지원을 받아 1954년 오늘날과 같은 6개 교실 2층 석조 건물로 완공됐고, 2007년부터 설립자 폴리(뽈리) 신부를 기념하기 위한 뽈리화랑으로 운영됐다.

폴리 신부는 1931년 수원본당(현 북수동본당) 4대 주임으로 부임, 이듬해 수원 최초 고딕식 성당인 수원성당을 건립한 인물로,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게 피랍돼 대전에서 총살로 순교했다.

등록문화재 제697호인 뽈리화랑에서는 ‘구 소화초등학교의 건축 이야기’와 ‘소화초등학교를 둘러싼 수원화성의 지역사’, ‘수원, 화성, 그리고 북수동의 교회사’, ‘소화초등학교를 일구어 낸 시간들’을 볼 수 있고, ‘순교화’와 ‘동으로 만든 십자가의 길’도 감상할 수 있다. 8월 12일부터 14일까지는 ‘평화의 십자가’ 전시도 열린다.

뽈리화랑 밖에는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 길도 있어 하느님 안에서 묵상하며 평화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42(북수동)

※관람 시간: 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입장 마감 오후 5시)

※문의: 031-246-8845(수원성지 사무실)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범어대성당 안에 위치한 드망즈 갤러리. 드망즈 갤러리 제공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 ‘드망즈 갤러리’

‘드망즈 갤러리’는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범어대성당 안에 위치해 있다. 성당 1층에 자리한 드망즈 갤러리는 새로운 100년을 향해 가는 범어대성당 복음화 여정에 신자와 시민이 함께하는 열린 영성을 지향하는 문화 복음 공간으로, 2016년 문을 열었다.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로 구성돼 자체 기획과 초대 전시회, 대관 등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고, ‘일상에서 문화와 영성이 만나 스며드는 공간’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특히 범어대성당 2층에는 드망즈홀과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관도 마련돼 있다. 기념관은 ‘교구 100년 역사’와 ‘범어대성당 건축사’를 주제로 하고 있고, 오브제 ‘세상의 빛’(Lux Mundi)도 만나 볼 수 있다.

현재 드망즈 갤러리에서는 서연준(미카엘) 작가의 김수환 추기경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다. 7월 19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서는 서 작가가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84년부터 1988년까지 김 추기경의 모습을 찍은 미공개 흑백 사진을 전통 한지에 인화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7월 26일부터 31일까지는 ‘꼬마 화가 패션을 입다’ 전시가 열린다. 대구 경북 소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17명이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내놓은 창의적인 작품들과 이 작품들을 모티브로 디자인해 개발한 패션 상품 관련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주소: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천로 90(대구 주교좌범어대성당)

※관람 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 053-790-1300~1

갤러리 평화 전경. 갤러리 평화 제공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

의정부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는 의정부 가톨릭미술가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설립돼 생긴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규모도 19.8평으로 크지 않지만, 주택 1층 공간을 개조한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활발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전시 참여와 이용은 신자·비신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성미술 보급과 다양한 예술 작품을 바탕으로 갤러리 이름처럼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되길 희망하는 곳이다.

개관 이래 서양화와 민화, 캘리그래피, 도자기 공예, 사진 등 여러 장르 전시를 이어 왔고, 현재는 윤효숙(미카엘라) 작가의 규방 공예전 ‘머물러 돌아봄’이 진행되고 있다. 8월까지는 의정부 가톨릭미술가회 신입 회원전, 캘리그래피전, 갤러리 평화 개관 1주년 기념전 등이 열릴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인 일정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갤러리 평화는 외벽에 마련된 평화 기원 포토 존 벽화도 감상할 만하다. 벽화는 갤러리 평화 이름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를 뜻하는 단어가 여러 나라 글자로 조합돼 십자가 형상을 이루고 있다. 관람객들이 방문 인증 사진을 찍고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시민로 53번길 36 1층

※관람 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5시30분(공휴일, 매주 월요일 휴관)

※인스타그램: instagram.com/gallery_pyeongwha(@gallery_pyeongwha)

※문의: 031-877-9153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