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성경 속 인물들 만나며 하느님 말씀과 친해져 볼까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7-05 수정일 2022-07-05 발행일 2022-07-10 제 3302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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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헨드리크 데 소메르 ‘모세’, 로렌초 모나코 ‘다윗’, 엘 그레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 귀도 레니 ‘성 요셉과 아기 예수’, 안토니오 델 카스티요 이 사베드라 ‘성 바오로’.

성경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느님을 만난 사람들, 그리고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하느님을, 예수님을 만나는 길을 엿볼 수 있다. 성경 속 인물을 만나며 하느님 말씀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을 소개한다.

「그래요 그대」

한상봉 지음/500쪽/2만5000원/성서와함께

■ 세밀한 인물 묘사로 감정까지 느끼다

예수님이 우릴 만난다면 뭐라고 말할까. 우리가 무얼 하든, 무슨 말을 하든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보며 “그래요, 그대!”라며 다독여주지 않을까.

책은 복음서에 등장하는 사람들, 바로 예수님을 만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그려낸다. ‘마리아를 사랑한 목수’ 요아스의 아들 요셉에서부터 마리아 막달레나에 이르기까지 41명의 인물에 대한 기존 성서학적 지식에 저자의 상상력을 더해 표현하고 있다.

책은 각 인물들이 경험한 구체적인 사건 속에서 느꼈을 심리를 개연성 있게 엮어내 각 인물의 삶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풀어나간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일화에는 2022년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만날 수 있다. 책은 각 인물이 처한 상황을 세밀하게 묘사해, 독자들이 마치 지금 우리가 겪는 이야기로 느끼도록, 예수님을 만난 그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책은 독자들이 예수님을 만난 인물에게 빠져들수록 독자 그 자신이 예수님을 만나도록 초대한다. 책을 읽으며 나와 닮은 성경 속 인물은 누구인지, 그 인물이 나였다면 예수님을 만난 순간 어떤 마음이었을지, 예수님에게 어떤 말과 어떤 행동을 했을지 등을 생각한다면 그 자체로도 묵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텔레마코스」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 지음/김성봉 신부 옮김/240쪽/1만4000원/바오로딸

■ 父子 관계에서 나의 참 모습 발견

하느님을 ‘아빠’라 부르는 우리에게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신앙에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 철학교수인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는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텔레마코스의 모습을 단초삼아 성경 속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찾아 나선다.

아버지와 아들이라 하면 자주 떠오르는 것이 프로이트가 주창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바로 부자간의 대립과 갈등이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 끝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소유하는 최악의 죄를 저질렀다. 반면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를 희망이자 염원으로 여겼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을 진정 자신의 것으로 삼아 자신만의 고유한 여정을 창출해냈다.

책은 이 희망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시작으로 성경의 인물 중 아버지와 아들을 살펴나간다. 구약의 아브라함과 이사악, 야곱과 요셉, 엘리와 사무엘, 다윗부터 신약의 부자 청년, 자비로운 아버지의 비유,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성찰해 나간다. 책은 이를 통해 독자들이 부모와 자녀, 기성세대와 젊은이의 관계에 관해, 나아가 하느님과 그분의 자녀인 우리에 관해 묵상해 나가도록 이끈다. 이 묵상은 인간을 향한 긍정적 시선을 바탕으로 관계 안에서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도록 인도한다.

「구원으로의 부르심과 응답」

김동규 신부 지음/122쪽/8000원/기쁜소식

■ 하느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할까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우리를 거룩함으로 초대하시는 하느님께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책은 개인의 부르심과 공동 응답의 길을 잘 보여준 성경 속 인물로 노아와 모세를 꼽는다.

책은 대홍수와 이집트 탈출이라는 커다란 사건 안에서 노아와 모세가 어떻게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살아갔는지를 사건의 배경에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책은 먼저 노아의 홍수에서 원죄와 공동의 죄를 살피고, 노아의 부르심과 응답, 하느님을 닮아가는 과정, 마침내 구원의 방주에 오르기까지를 점진적으로 설명한다. 또 모세의 탈출에서는 모세의 탄생에서부터 구원을 준비하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바라보고, 미디안에서의 40년 도피와 광야에서의 40년 여정을 살펴나간다.

특히 책은 독자들이 모세의 탈출 중 광야에서의 40년 여정에서 시노달리타스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김동규(미카엘) 신부는 책에서 “우리는 이 두 인물의 삶을 통해 개인의 역할이 어떻게 공동체 안에서 불쏘시개로 작용되는지 그리고 공동체가 어떻게 공동합의로 응답하면서 영원한 생명인 구원의 길로 나아가는지 볼 수 있다”며 “두 인물의 삶을 대조해 묵상하면 하느님께서 들려주시고자하는 말씀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알아가리라 본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