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동탄반송동본당 비오카페 봉사자 이상록씨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6-15 수정일 2022-06-15 발행일 2022-06-19 제 3299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카페 봉사 계기로 신앙에 흠뻑 빠졌죠”

서로 위로하며 이야기 나누는
신자 공동체 분위기에 매료
주일학교 교사로도 봉사

“신자분들이 미사 때에는 주님과 만나 마음을 풀고, 본당 카페에 와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풀며 일상을 기쁘게 살아갈 힘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제1대리구 동탄반송동본당(주임 김만희 요셉 신부) 비오카페에서 바리스타로 봉사하는 이상록(알비나·45)씨가 밝힌 소망이다.

불교신자였던 이씨는 가톨릭신자인 남편과 결혼하며 개종하고 2010년 세례를 받았다. 성당에 쉽게 마음을 두지 못했지만, 자녀가 주일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후부터 성당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취미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뒀던 그는 2018년에 스스로 비오카페 봉사의 문을 두드렸다. 카페 봉사는 이씨의 신앙생활을 180도 바꿔놓는 전환점이 됐다. 이씨에게 비오카페는 사람들이 커피 한잔 마시는 공간 그 이상이었다.

“일하다 보니 자연히 신자분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렸어요. 같은 믿음을 가진 이들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감과 위로, 서로를 품어주는 듯한 느낌이 늦깎이 신자였던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죠.”

이씨는 또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기분 좋게 일어나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 카페가 꼭 사랑방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늘 훈훈했다”고 덧붙였다.

카페 봉사를 이어가며 성당에 조금씩 마음을 연 이씨는 봉사 당번인 날에는 미사에 참례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사에 자주 참례하니 내면에 심어진 믿음의 씨앗이 조금씩 자라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신앙에 맛들이기 시작한 이씨는 4년 전부터 카페 봉사와 더불어 주일학교 교사를 하며 첫영성체반 아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며, 봉사도 두 가지나 하게 된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씨가 카페 봉사를 뜻깊게 여기며 지속해 온 또 다른 이유는 카페 수익금이 성당 인근 지역 어려운 청소년과 이웃돕기, 해외 선교에 쓰이기 때문이다.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제가 봉사를 통해 다른 이들을 돕게 되니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된 듯 느껴집니다. 주님께서 제 존재 가치와 신앙을 일깨워 주시려고 저를 이곳으로 부르셨고, 제가 지치지 않고 봉사하도록 보살피고 계신다는 생각뿐이에요.”

평일은 직장 생활을 하고, 주말은 성당 봉사 일정으로 가득 채워 지내다 보니 몸이 고될 법하다. 하지만 이씨는 “몸은 조금 힘들어도, 함께 시간을 봉헌하는 다른 봉사자들과 합심해 꾸려가는 카페 봉사 속에서 마음만은 늘 충만하다”고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봉사를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건 큰 은총이에요. 카페가 신자분들이 편한 마음으로 쉬다 갈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기쁘게 땀 흘릴 수 있어요.”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