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중국교회와 실제적 친교 안에 살아가도록 기도해달라”

입력일 2022-05-24 수정일 2022-05-24 발행일 2022-05-29 제 3296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전 세계 신자들에게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22일 집무실 창에서 성 베드로 광장을 바라보며 군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신자들에게 중국교회가 자유와 평온 속에서 보편교회와의 실제적인 친교 안에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5월 22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삼종기도를 주례했다. 교황은 2만5000여 명의 순례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전 세계 모든 신자들이 중국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여러분 모두가 중국교회를 위해 기도해 모든 이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영적·물질적 진보에 이바지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또 5월 24일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 축일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중국의 신자와 사목자들의 복잡한 삶과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매일 그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 축일을 통해 중국 신자들에게 영적 친밀감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 축일은 중국의 가톨릭신자들에게 특별하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2007년 5월 24일 중국 가톨릭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해 중국교회와의 친교를 위해 노력했고, 이 서한에서 전 세계교회가 5월 24일을 중국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도록 당부했다.

‘복잡한 삶과 상황’, ‘자유와 평온’, ‘보편교회와의 실제적인 친교’ 등 메시지 안의 표현은 현재 중국 정부와 교회의 상황을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선택했다. 현재 중국의 주교와 사제들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다. 중국교회는 실제로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으며, 일부 교구 주교들은 정부 당국에 의해 구금되기도 한다. 이러한 억압은 최근 홍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임 홍콩교구장 젠제키운 추기경은 최근 하루 동안 구금 상태에 처하기도 했다.

종교활동에 대한 중국 정부의 억압은 이전까지 중국과 긍정적인 관계 수립을 희망했던 교황청의 기대와는 상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교황청과 중국 정부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18년에는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협약을 맺기도 했지만 최근 중국교회는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18세 이하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교회를 포함한 어떠한 종교활동도 금지하고 있다. 자녀들이 종교활동에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부모는 매우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이러한 규제는 결국 중국교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젊은이들이 신앙을 전혀 체험할 수 없게 돼 교회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황의 중국교회를 위한 기도 요청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깊은 사목적 우려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