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인간 생명의 존엄성’ 학술대회 개최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5-17 수정일 2022-05-17 발행일 2022-05-22 제 329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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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성 거스르는 정책이 생명 경시 부추겨”
여론에 이끌려 시행되는 법률·‘자기 결정권’ 절대화 경향 지적
“자유라는 명목으로 생명 억압하는 모든 시도 거부해야”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박은호 그레고리오 신부, 이하 연구소)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원장 정재우 세바스티아노 신부)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Lumen Vitae(루멘 비테·생명의 빛)’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제18회 공동 주최 학술대회이자 연구소 설립 20주년을 맞아 발자취를 돌아보고 인간 생명 존엄성 수호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5월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이날 학술대회에서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유를 우려했고, 태아 생명수호에 관해 여성과 교회, 법적 사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조 강연에 나선 제2대 연구소장 이동익(레미지오) 신부는 인간 생명 존엄성을 거스르는 주요 배경으로 생명의 실용성을 중시하는 ‘삶의 질’ 생명윤리, 여론에 이끌려 만들어지고 시행되는 법률·정책들, ‘자기 결정권’ 절대화 경향을 지적하면서 이 사항들이 사회를 더 생명 경시 사회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명의 고귀함·절대적 존엄성에 대한 철학이 부재한 사회에서 연구소가 이를 직시하며 교회 정체성에 확고히 머물고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이 신부는 조언했다.

로마 성심 가톨릭대학교 생명윤리 및 안전학과 마리나 카지니(Marina Casini) 교수는 ‘현대 세계 안에서 여성의 존엄성’을 주제로 발제했다. 카지니 교수는 여성이 오늘의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봉사는 자녀를 수정 순간부터 자녀로, 우리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는 것이고, 교회는 생명과 관련해 여성성에 대해 묵상, 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철학의 관점에서 본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주제로 발제한 가톨릭대학교 철학과 박승찬(엘리야) 교수는 생명 파괴는 인격체에게 가하는 가장 큰 침해로, 자유라는 명목으로 생명을 억압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생명을 오직 경제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거부해야 한다고 당부한 박 교수는 교회가 “대화 상대자의 언어로 복음적 가치를 표현하는 법을 연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장 구요비(욥) 주교는 축사에서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인간 생명이 중요한 가치로 다뤄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아 무거운 마음이지만, 그럴수록 연구소 역할과 의미는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