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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서품·착좌] 이모저모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입력일 2022-05-04 수정일 2022-05-04 발행일 2022-05-08 제 329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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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만으로 만족하며 교구민과 함께 걸어갈 미래 기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더불어 
새 교구장 맞이하는 기쁨 만끽
제자 신부·신학생들 기대감 전하며
“교구민들과 호흡하며 걸어가실 분”
가족들 “희망 주는 선한 목자 되길”

5월 2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김종강 주교 서품·착좌미사 중 김 주교가 신자들에게 첫 강복을 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교구장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순간,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 앞에 선 김종강(시몬) 주교는 자신의 어깨에 놓일 주교의 임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표정이었다. 주교서품식과 착좌식을 마치고 다시 성당 문을 나서는 김종강 주교의 표정은 전과 달랐다. 한 손에 들린 목장과 손가락에 끼워진 주교반지, 머리에 씌워진 주교관까지 성당에 들어올 때보다 몸은 무거워졌지만, 표정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주교이자 교구장으로 견뎌야 할 무게를 기꺼이 나누고 함께 걸어가겠다는 신자들과 사제들의 다짐은 김종강 주교에게 큰 힘이 됐다.

김종강 주교의 서품식과 착좌식이 열린 5월 2일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 그곳에 모인 신자들은 교구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걸어갈 주교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새 교구장과 함께 걸어갈 미래에 대한 신자들의 기대

이날 주교서품식과 착좌식에 모인 신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위축됐던 신앙생활이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새 교구장과 걸어갈 미래에 대한 기쁨을 만끽했다. 외부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면서, 몇몇 신자들은 성당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환한 미소로 새 주교님 탄생을 기뻐했다.

서품식에서 성가대로 봉사한 박명희(마르가리타·79·신봉동본당)씨는 “그동안 고생하신 장봉훈(가브리엘) 주교님께 감사드리면서 새 교구장 주교님 모시는 이날의 축하를 성가로 한몫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며 “새 주교님과 함께 새롭게 태어날 청주교구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품미사에 참례한 김재화(안젤라·57·구룡본당)씨는 “정말 오랜만에 열린 교구장 착좌식이라 정말 기쁘다”면서 “답사에서 ‘예수님의 무모한 용기’를 말씀하신 주교님을 본받아 주교님과 함께 예수님을 믿고 봉사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주교 서품식 중 장봉훈 주교(왼쪽)가 김종강 주교에게 주교 품위와 관할권을 상징하는 목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 막냇동생의 주교서품을 축하한 가족들… ‘선한 목자 되길’

6남매 중 막내인 김 주교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랑이 많았다고 형제들은 전했다. 부모님에게, 형제들에게, 그리고 하느님에게 받은 사랑을 기꺼이 나누겠다고 다짐한 김 주교의 새로운 출발. 그 은총 가득한 순간에 함께한 김 주교의 가족들은 특별한 소회를 전했다.

김 주교의 누나인 김종란(율리안나·69·서부동본당)씨는 “가족 모두와 함께, 그리고 신앙 공동체와 함께하는 영광된 자리에 참례할 수 있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서품식 중 어려서부터 늘 웃는 얼굴로 주위를 밝게 밝혀주던 김 주교님이 교구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교구민을 보듬어 안는 선한 목자가 되길 기도했다”고 전했다.

김종강 주교가 답사 중 서품·착좌미사에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 신학생으로 만났던 스승 김종강 주교, ‘겸손하게 동행하신 분’

어렵고 불편한 사이일 수도 있는 사제지간이지만, 김 주교에게 신학을 배웠던 학생들은 “아버지이자 친구처럼 저희를 대해주신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주교의 서품식과 착좌식에 참석한 제자 신부들은 격의 없이 언제든 문을 열어놓고 신학생들과 소통했던 김 주교를 기억하며 교구민들과도 눈높이를 맞춰 함께 걸어갈 주교님에 대한 기대와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대전가톨릭대에서 김 주교에게 수업을 들었던 대전교구 박윤기(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들르라고 늘 방문을 열어주신 신부님이셨다”며 “우리와 함께 걸었던 것처럼 교구민, 그리고 사제들과 호흡하며 걸어가실 주교님이라는 것을 알기에 교구장 착좌 소식을 듣고 기쁘고 기대가 컸다”고 전했다.

대전가톨릭대 신학생 강신남(미카엘)씨는 “사제가 되는 과정에서 고민되고 필요한 질문들을 친절하게 알려주셨던 것이 기억난다”며 “가깝고 친근하게 저희를 대해주셨기에 교구민들과도 그렇게 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교 착좌식을 마친 김종강 주교가 신자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승훈 기자

◎…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가사 안에 담긴 김종강 주교의 소망

이날 미사 영성체 후 찬가로 ‘아무것도 너를’이 흘러나왔다. 아빌라 성녀 데레사의 기도가 담긴 이 곡은 김 주교가 가장 좋아하는 성가로 꼽은 곡이다.

‘아무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지니,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 하느님은 불변하시니 인내함이 다 이기느니라.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사제의 길을 걸으며 슬픔과 혼란이 불어 닥칠 때에 이 기도를 기억하겠다고 다짐한 김 주교는 자신의 교구장 착좌미사에서 이 성가를 들으며 교구장으로서의 다짐을 새롭게 다졌다.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 교구민들과 함께 걸어가겠다는 김 주교의 소망과 의지는 이날 ‘아무것도 너를’ 멜로디와 함께 내덕동주교좌성당을 가득 채웠다.

김종강 주교가 축하식 중 교구 여성연합회 고명자 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 이승훈 기자

◎… 교구민 마음 담은 영적 예물과 꽃다발

교구민들은 새 교구장을 맞이하는 기쁨과 반가움을 기도를 통해 전했다. 축하식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정성스레 드린 묵주기도, 주교를 위한 기도를 통해 새 교구장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대신했다. 이날 축하식에서 교구 여성연합회 고명자(데레사) 회장과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경환(가브리엘) 회장은 김 주교에게 꽃다발과 영적 예물을 증정했다.

김 주교를 위한 교구 신자들의 영적 예물은 미사 영성체 16만6395번, 묵주기도 183만9825단, 주교를 위한 기도 37만699회, 화살기도 43만1747번 등이다. 신자들의 정성이 담긴 영적 예물을 건네받은 김 주교는 신자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