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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인터뷰] 서울대교구 장애인신앙교육부 담당 최영우 신부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2-04-13 수정일 2022-04-13 발행일 2022-04-17 제 3290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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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개선, 서로를 형제자매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발달장애인과 함께할 기회 제공 중요
통일된 사목적 배려 방안 마련도 시급

“코로나19 이전에도 발달장애인들은 교회에서 낯선 존재가 아니었나요? 이들을 받아들이는 ‘익숙함’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만난 서울대교구 장애인신앙교육부(이하 장애인신앙교육부) 담당 최영우(베드로) 신부는 “코로나19로 장애인 주일학교가 중단되면서 많은 발달장애인들과 학부모들이 본당에 오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라며 “함께하는 본당 내 사목 활동을 자주 만들고 이들이 돌봄을 받도록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신부는 “장애인 인식 개선은 신자들의 사고방식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만남’에서 시작해 ‘존재’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발달장애인과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이 함께 활동하는 서울 연희동본당 사목 활동을 예로 들며 “청소년 신자들이 발달장애인들과 함께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일학교를 통해 어릴 때부터 하느님의 품에서 함께해야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함께 동반할 형제자매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부터 장애인신앙교육부 담당을 맡고 있는 최 신부는 이 분야 사목을 하며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통일된 사목적 배려가 시급하다는 것 또한 절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장애인과 함께하는 성사 거행 지침’을 각 본당에 배포한 것을 시작으로, 올 3월에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고해성사 성찰지를 발행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도 지난 2월부터 재개했다. 전국 각 교구 장애인 사목자들과 함께하는 인식개선 교육의 대상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 신부는 우선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미사 참례의 문턱을 낮추는 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성사 자체의 의미도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발달장애인들에게 무조건 엄숙함을 요구하기보다는 사목자들이 먼저 나서서 이들을 이해하고 성사 기준의 폭도 넓히자는 제안도 했다.

현재 만 30세 이상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사목 방법도 모색 중인 최 신부는 “나이대에 맞는 신앙교육 또한 교회가 꼭 실천해야 할 과제”라며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전달 방안에 대한 연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