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미얀마 군인들, 성당 난입해 대주교 구금

입력일 2022-04-13 수정일 2022-04-13 발행일 2022-04-17 제 329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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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대교구 성심대성당
기도 중 들어와 금품 요구

【외신종합】 미얀마 군부가 만달레이대교구 성심대성당에 난입해 만달레이대교구장 틴 윈 대주교를 구금하고 금품과 무기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4월 8일 오후 2시30분, 40여 명의 군인들이 사순 시기를 맞아 십자가의 길 기도가 진행 중이던 만달레이 성심대성당에 난입했다. 군인들은 만달레이대교구장 윈 대주교와 수십 명의 신자를 구금했다. 군부는 신자들이 성당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구내 다른 건물까지 점령했다. 군인들은 3시간여 동안 신자들을 억류하다 풀어줬다.

한 여성 신자는 “군부는 항상 미친 행동을 했지만, 성당에 난입하지는 않았었다”면서 “너무도 두려웠고 성당에서 나오자마자 집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그의 조카는 “군인들이 금과 돈, 무기가 어디에 숨겨져 있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군인들이 성당에 침입하자마자 본당 공동체에는 성당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라는 경보가 전해졌다. 소식을 들은 만달레이대교구 총대리 조 두 몬시뇰은 성당으로 달려와 군인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따졌고, 군인들은 조 두 몬시뇰을 윈 대주교와 함께 성당에 가뒀다.

약 30명의 군인들이 성당 의자를 치우고 자리를 만들어 밤을 지새웠고, 토요일 이른 아침까지 대성당을 지키다 물러났다. 군인들은 윈 대주교가 지난해 반마우교구 사목방문 당시 선물로 받은 예식용 칼 두 자루를 찾아내 가져갔다. 윈 대주교와 조 두 몬시뇰은 그제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군인들은 대성당에서 무기가 발견되지 않자 타밀족들이 살고 있는 인근 지역 모스크에 침입해 같은 방법으로 금과 돈, 무기를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의도적으로 성당과 민간인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3월에는 전투기가 동부의 한 마을을 공격해 수도원의 지붕과 창문이 부서지기도 했다. 또한 군부는 성당을 불태우고, 신자들의 이동과 활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인들이 직접 성당에 침입하는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