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위험신호 보내는 아이들…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22-03-29 수정일 2022-03-30 발행일 2022-04-03 제 328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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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들을 도우려면」
로이 페터피스 지음/박은미 옮김/232쪽/1만9000원/분도출판사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청소년들 이야기에 경청하며
변화로 이끄는 지침들 소개
‘십 대들을 도우려면.’ 목적을 분명하게 드러낸 제목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안내서다. 청소년, 특히 십 대들에겐 도움이 필요하단 현실 또한 새삼 인지하게 해준다.

요즘 십 대들은 어른들 못지않게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돼 있다. 이런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불안과 짜증, 우울 등을 비롯해 섭식 장애, 자해와 같은 신체적 부작용까지 각종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러한 상황을 잘 알아차리고 있을까? 안다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십 대들을 도우려면」의 저자 로이 페터피스는 한 어른이 겪고 있는 갈등에 관해 소개하면서, 우선 어른들에게 안내서가 필요한 이유를 밝혀준다. “내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 아이가 생각할까봐 아무 말이나 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무관심하다고 여길까봐 걱정스러운” 상황에 처한 어른. 그는 아이의 정서적 생활 깊숙이 들어가서 삶의 방향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요동치는 아이의 정서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했다. 마음을 닫아건 아이와 대화하는데 도움이 될 언어를 찾아야했다. 저자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들을 돕는 일은 노련한 부모나 교육자, 사목자, 청소년상담전문가 등에게도 벅찬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청소년들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알아차리고,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말을 걸고, 서로의 대화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련의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로드맵은 수십 년간 해온 상담 경험은 물론, 무엇보다 가톨릭교회의 풍부한 영적 지혜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한 결과여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로이 페터피스는 영성과 신학, 공동체와 학교 상담을 전공하고, 25년이 넘도록 미국 주교회의 가톨릭지도자모임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각지의 본당과 교구, 학교 등에서 강연과 상담 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가다.

책 1부에서는 먼저 ‘우리가 개입해야 할 영역’을 명확히 설명해준다.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내가 과연 개입해야 할 것인지, 개입한다면 어떻게 도울 것인지 조언한다. 2부에서는 개입에 필요한 구체적인 도구들을 안내한다. 스트레스를 이해하는 방법에서부터 불안과 우울 알아채기, 성공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 피하기, 가톨릭 신앙 로드맵 활용하기, 경청의 기술 배우기 등이다.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은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에게 맡기면 되지, 그들이 벌이는 난장판에 굳이 우리가 들어가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저자는 부모나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을 심리치료사나 사회복지사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고 답한다. 다만 신앙인인 우리가 개입하면,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들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각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핵심 내용 정리에 이어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영감을 북돋우는 기도’ 등을 제시해준다.

「십 대들을 도우려면」의 우리말 번역은 ‘품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연구교수이자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 총무 등으로도 활동 중인 박은미(헬레나) 교수가 맡았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