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가정의 해’에 만나는 성가정] (7) 향남본당 한대용씨 가족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2-03-22 수정일 2022-03-22 발행일 2022-03-27 제 328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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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함께 기도하며 복음 나누는 신앙생활 실천
30여 년 주일학교 봉사 이어온 남편
부부가 함께 아들에게 신앙 모범 보여
“작은 몫에도 만족하는 삶 살아갔으면”

아들 한기찬군, 부인 김미화씨, 남편 한대용씨가 3월 19일 제1대리구 향남성당에서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대용씨 가족 제공

한대용(바르나바·52·제1대리구 향남본당)씨는 지난해 본당으로부터 그의 가정이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 수여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교중미사에서 부인 김미화(마리아·50)씨, 아들 한기찬(사무엘·16)군과 함께 성가정 축복장을 받았다.

한씨는 “처음엔 우리 가족이 이런 상을 받아도 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니 주님께서 주신 큰 축복이고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하느님과 축하해 준 모든 이들에 감사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아내와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각기 본당에서 봉사하면서 서로 신앙적으로 의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기 때문이다.

한씨는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신앙적으로 힘을 주는 가족’이라 말씀드리고 싶다”며 “각자의 삶에서 힘들고 지칠 때 서로에게 기도로 위로와 힘을 주고받으며 하느님 안에서 가족의 참된 의미와 기쁨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 소개했다.

한씨 부부는 본당에서 봉사에 열심인 부부로 통한다. 한씨는 1990년 제1대리구 고색동본당 주일학교 교리교사 봉사를 시작한 이래 주일학교 봉사를 33년째 이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교리교사로 봉사한 노하우를 살려 교구 중고등부 교재연구 모임 ‘하날두레’에서도 봉사했다. 지난해부터는 구역장도 맡아 지역 신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고색동본당 주일학교 교사 활동을 하며 부부의 연을 맺은 아내 김씨는 현재 본당 반주단 단장직을 맡아 활동 중이다.

한씨 부부는 “신앙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로서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 또한 닮고,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의 모습을 따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씨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라며 “부모가 올바른 신앙을 바탕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자녀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신앙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 덧붙였다.

이러한 부부의 모습은 아들 기찬군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그는 첫영성체 이후 7년 째 본당 복사단 봉사를 하고 있다. 본당 청소년 레지오마리애 사도들의 모후 쁘레시디움 활동도 함께 한다. 사제성소를 찾고 응답하고자 예비신학생 모임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청소년기 자녀의 학업 문제가 염려될 법도 하지만 부부는 걱정보다 격려와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부부는 “자녀가 스스로 택한 것이고 ‘기쁘게’ 신앙을 알아간다면 이보다 훌륭한 건 없을 것”이라며 “하느님을 알고 스스로 무엇이 자신에게 중요한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해가는 아들에게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씨 가족은 신앙을 다잡고자 4년 전 집 거실에 가훈도 걸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념해 가족이 논의 끝에 정한 가훈은 ‘하느님을 기쁘시게, 사람을 기쁘게’이다. 한씨는 “가족 개개인의 삶에서 하느님을 기쁘게 하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면서 살아가기를 실천해 보자며 정한 가훈”이라며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지만 그 마음으로 계속 살아가다보면 하느님께서 보기 좋은 가족을 완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교중 미사에서 아들 한기찬군이 제1대리구 향남본당 이용남 주임 신부로부터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을 받고 있다. 한대용씨 가족 제공

코로나19로 생긴 가족의 변화로는 ‘함께하는 기도’를 꼽는다. 매일 저녁 「매일미사」를 읽고 함께 기도하며 말씀을 나누는 과정은 신앙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말씀을 나눌 때는 각자 경험한 그날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함께 나눈다. 부부는 “코로나19가 외부 활동에 제약을 가져온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가족이 함께하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처음에 봉사로 시작된 신앙의 씨앗을 아들이 잘 꽃피워주는 것 같아 기쁘다”며 “어떤 일을 하든 항상 하느님께서 주시는 하루하루의 소중한 삶에 감사하고, 살면서 주어지는 작은 몫에도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이로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늘 주님이 계심을 알고 주님 안에 머물면서 살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신문과의 인터뷰 또한 가족이 신앙을 더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듯해 감사하다”는 부부. 부부는 인터뷰를 계기로 축복장을 들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부부는 “축복장을 받고 나서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없었다”면서 “사진도 찍고 더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도 하고 앞으로 더 좋은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다짐한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서로 한 가족이 될 수 있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겠다”는 부부. 아들 기찬군도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성경 말씀인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5,8)처럼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