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인보성체수도회(하)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2-03-16 수정일 2022-03-16 발행일 2022-03-20 제 328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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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위한 사회사업에 투신

인보성체수도회가 운영중인 청소년 무료식당 ‘서울 인보의집’.

“우리는 가난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그들의 어려움에 함께하는 사회사업으로써 방방곡곡에 그리스도를 선포한다.”

인보성체수도회 회헌 6조에는 수도회의 사도직 활동의 핵심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수도자들은 “가난하게 살면서도 행복할 줄 알고 남을 돕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그리스도의 이상”이라고 강조한 설립자 고(故) 윤을수(라우렌시오) 신부의 ‘행복 영성’에 따라 시대의 변두리로 나가 그 시대에 가장 나약하고 도움이 절박한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 나선다.

나아가 이들에게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을지, 이들의 손을 어떻게 잡아줄지 고민하며 하느님이 스스로를 내어주면서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아가페적 사랑을 이들에게 실천한다. 특히 설립자 신부의 영적 유산을 이어받기 위해 투신하며 역동적으로 활동한다.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사회사업을 펼쳐온 수도회는 지난 40여 년간 설립자 윤 신부의 영성과 정체성을 고민하며, 시대의 표징에 걸맞은 카리스마를 적용하고자 노력해왔다. 특히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로 변화된 사회현실 안에서 수도회의 카리스마를 펼치기 위해 늘 깨어있다.

최근 수도회는 난민과 청소년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정해체로 길거리에 떠도는 아이들 그리고 생태환경 분야에 헌신하고 있다. 먼저 난민과 이주민들이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판단한 수도자들은 지난해 2월 이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쉼터인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을 마련했다.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이곳에서 수도자들은 이들과 같은 생활조건으로 함께 살아가며 이들의 이웃이 돼주며, 이들을 환대해주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이 근처에서 36개월 미만 난민 어린이들을 맡아주는 사도직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청소년(9~24세)들을 위한 무료식당 ‘얘들아~! 밥먹자~!’ 프로젝트도 한창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오픈한 ‘서울 인보의 집’은 서울 후암동 골목에 위치한 곳으로, 청소년들에게 원하는 식사 메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 등의 청소년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3가지 밑반찬과 간식을 집집마다 방문해 전달하기도 한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 모금운동을 한 적은 없지만, 소식을 알고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한 주교를 비롯 많은 부모들의 후원이 이어져 올해 4~5월에는 신림동 고시촌 등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찾아가는 ‘푸드 트럭’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생태환경을 위한 자연 살리기 운동도 실천하고 있다. 2020년 6월 시작한 ‘인보자연숲교육센터’(충남 예산군 덕산면)는 교육과 치유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으로, 부모로부터 버려진 어린 아이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은 물론 아이들에게 통합 교육을 제공하며 자연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