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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성직자들, 공정한 대선 염원하며 ‘회개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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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2022-02-23 수정일 2022-02-23 발행일 2022-02-27 제 328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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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대교구 성직자들이 2월 17일 십자가를 들고 회개의 행진을 하고 있다. UCAN

필리핀 마닐라대교구 성직자들이 2월 17일 ‘조각난 필리핀’에 대한 회개와 하느님께 자비를 요청하는 의미를 담은 ‘회개의 행진’을 벌였다.

행진은 마닐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서 교구장 호세 아드빈쿨라 추기경 주례 미사로 시작했다. 아드빈쿨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사제들에게 필리핀 발전과 변모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드빈쿨라 추기경은 “이는 오늘 우리가 필리핀을 위해 필리핀의 고통받는 국민과의 연대를 위해 회개의 행진을 하는 이유”라면서 “하늘에 계신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며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조각난 필리핀을 치유해 주신다는 희망으로 겸손하게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100여 명의 마닐라대교구 사제들을 비롯해 마닐라관구 소속 사제들은 대형 십자가를 함께 짊어지고 마닐라 거리를 걸으며 회개의 기도를 했다. 행진은 에르미타의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귀아 성지까지 이어졌다. 마닐라대교구는 이번 회개의 행진이 신자들과 성직자들의 죄를 속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구는 페이스북을 통해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가톨릭 신자들은 속죄의 상징인 주님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성직자들을 보며 오는 5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달라”고 요청했다.

행진이 진행된 날은 마리아노 고메스 신부와 호세 부르고스 신부, 하신토 자모라 신부의 순교 150주년이기도 했다. 마닐라대교구 소속이었던 세 신부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이던 1872년 반역과 국기문란 혐의를 받아 처형됐다. 필리핀 신자들은 이들 세 신부의 성을 합쳐 ‘곰부르자’ 신부로 부른다. 아드빈쿨라 추기경은 “‘곰부르자’의 용기와 희생은 교회의 쇄신으로 촉발돼 사회가 변모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사제와 수도자로서 우리 모두는 복음과 우리가 받은 부르심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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