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당신을 생각합니다- 그저 나로 존재하기의 기술」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2-02-15 수정일 2022-02-16 발행일 2022-02-20 제 3282호 1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노트커 볼프 지음/김혜진 옮김/188쪽/1만2000원/분도출판사

예수님도 외로웠다… 환호 속에서조차
외로움의 다양한 형태를 소개
사회가 다뤄야 하는 외로움 강조
다양한 상황에 맞는 치유법 제시
코로나19 이후 크고 작게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일 뮌헨 인근의 작은 마을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노트커 볼프 아빠스는 이런 외로움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개인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외로움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로움은 개인의 책임이며 각자의 잘못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가난하고 아프다면 외롭지 않기란 상당히 힘듭니다.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사람 또는 아픈 사람이 친구들과 친지들에게까지 버림받는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책에는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외로움의 형태는 다양하다. 수도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수도자부터 제자들과 함께 있고 환호하는 군중에 둘러싸여 있지만 외로움을 겪은 예수님, 예전에 저지른 잘못으로 스스로 고립된 사람, 행복하고 축하받을 상황에서도 남몰래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고 혼자 있다고 항상 외로운 것은 아니다.

성 베네딕도회 총연합 전임 수석 아빠스인 저자는 다양한 상황에서 외로움을 겪는 이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치유법을 제시한다. 또 누군가 옆에 외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순하게 인사를 건네고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보라고 제안한다.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2000~2016년 전 세계 베네딕도회 남녀 수도자들을 대표하는 수석 아빠스를 지내면서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명성이 높은 저자는 책에서 베네딕도 성인이 외로움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도 살펴본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