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탈핵 정책 후퇴 우려스럽다

입력일 2022-02-08 수정일 2022-02-08 발행일 2022-02-13 제 3281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2022 탈핵대선연대’가 지난 1월 11일 20대 대선 후보자 7명에게 보낸 ‘탈핵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거대 양당을 비롯한 유력 대선 후보들이 핵발전을 적극 지지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아 그 결과가 몹시 암담하다. 부족한 면은 있었지만 그동안 국가 에너지 정책 기조를 이뤄왔던 탈핵 정책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넘어 정반대로 선회할까 우려스럽다.

더구나 최근에는 유럽연합이 핵발전을 ‘녹색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규정안을 발의함에 따라 핵발전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탄소중립을 위해 핵발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안전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위태로운 발전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기후위기를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국민 안전과 생태환경보다 경제논리를 우선한 결과이자 결코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다루려 하는 인간의 교만에 지나지 않는다.

가톨릭교회는 오래전부터 핵발전에 대해 분명히 반대해 왔다. 주교회의는 2013년 11월 발행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핵기술은 생명체 자체는 물론 생태계 전체를 교란시키고, 회복 불능의 상태로 내몰아,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 무생물, 미래의 모든 생명체의 삶의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핵발전을 ‘생태적 불의’로 규정하고 있다.

생태적 불의를 없애고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다.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세상을 위한 정책이 수립되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