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마리아수녀회, ‘아동학대 의혹’에 사과문 발표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1-25 수정일 2022-01-25 발행일 2022-01-30 제 328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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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꿈나무마을’ 출신 4명
전·현직 직원 상대 소송 제기
이사장 수녀 “참담하고 당혹”
아동 관련 사업 철수하기로

1월 21일 안경순 수녀가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이사장 안경순 셀리나 수녀)는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서울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에 관련해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참담함과 당혹감을 느낀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모든 아동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순 수녀는 1월 21일 서울 은평구 알로이시오가족센터에서 아동학대 의혹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아동학대 의혹이 불거진 서울시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은 재단이 1973년 설립, 2019년까지 운영해온 아동보육시설이다. 현재는 예수회 기쁨나눔재단(이사장 전주희 바오로 수사)이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꿈나무마을 출신 보호종료아동 4명이 이 시설 전·현직 직원들에게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소송을 냈고, 원고 측 주장이 일부 매체에 전해지면서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이 알려졌다. 현재 소송은 원고와 피고의 주장이 상이한 상태로, 사실 규명이 완료되지 않은 채 진행 중이다. 꿈나무마을에 대한 아동학대 의혹과 소송은 꿈나무마을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안 수녀는 사과문을 통해 “긴 시간 동안 혼자 아픔을 삭이며 감내해 왔을 피해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며 “수녀로서, 또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아픈 시간을 오래 보내게 해서 정말 미안하고, 잘못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오랜 세월 동안 재단의 아동복지시설에서 함께 했던 보육사들과 우리 아이들을 열과 성으로 도와주셨던 후원자들께도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안 수녀는 “피해를 호소하는 졸업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모든 의혹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고,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어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알로이시오 신부로부터 시작된 가장 가난한 아동을 돌보는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했다.

마리아수녀회는 1964년 수도회 설립자인 가경자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이 가난한 아동을 돌봐온 이래 지금까지 가장 주요한 사도직으로 소외되고 가난한 아동을 돌봐왔다. 수녀회는 2019년까지 서울 꿈나무마을을 운영하다 성소자 감소와 수도자 고령화 등의 이유로 철수했고, 현재 부산 소년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수녀회는 소년의 집에 거주 중인 아동에게 돌아갈 부담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운영을 종료해나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안 수녀는 “재단은 가난한 이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한다는 창립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가장 아픈 아이들을 어루만지고 그들의 응어리가 풀어질 수 있도록 남은 힘을 모두 쏟겠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