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파리외방전교회(하)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2-01-05 수정일 2022-01-05 발행일 2022-01-09 제 327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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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교회’ 되도록 선교지 성장 이끌어

2014년 ‘성요한의집’ 설립 15주년 기념 미사 모습. 성요한의집은 파리외방전교회가 무의탁 청소년을 위해 운영하는 시설이다.

파리외방전교회는 창립 이후부터 계속 아시아 지역 ‘복음화’와 ‘선교’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을 이어왔다. 한국에서 교계 제도가 자리 잡고, 한국교회가 해외선교를 향하기까지 성장하는데 함께했다.

파리외방전교회 회원들은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복음화를 위한 현지 문화 존중과 적응에 노력했다. 조선에서 성 엥베르와 성 베르뇌 주교가 각각 ‘범세형’, ‘장경일’ 등 현지 이름을 지은 것도 그 일환이다. 또 회원들은 선교지에서 순교로 신앙을 증거했다. 전체 회원 중 순교자가 170명에 이를 정도다. 한국교회 103위 순교성인 중에도 성 엥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 성 샤스탕 신부 등 회원 10명이 포함돼 있다. 또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서 활동하던 13명 중 셀레스텡 코요스 신부(한국이름 구인덕, 1993년 선종)를 제외한 12명이 공산군에 체포돼 순교하는 시련도 겪었다.

파리외방전교회의 노력은 선교 지역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느님의 종 앙투완 공베르 신부(Antoine Gombert, 1875~1950)는 안성에서 지역민의 자립을 위해 교육기관인 안법학교(현 안법고등학교)를 세우고, 성당 주변 토지 50만평을 매입해 지역민들에게 포도농사법을 전수했다. 오늘날 안성 포도의 시초다. 에밀 타케 신부(Emile Joseph Taquet, 한국명 엄택기, 1873~1952)는 제주에서 홍로본당을 중심으로 사목하며 1911년 제주도민들의 자립을 위해 온주 밀감을 들여와 현 제주 감귤사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지부장 임강명 신부(Emmanuel Kermoal))에서는 현재 두봉 주교와 허보록 신부(Philippe Blot), 하대건 신부(Bėrard Christophe) 등 1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허보록 신부는 청소년들을 위한 그룹홈인 군포 성 요한의 집을, 하대건 신부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불어공동체와 이주사목위원회 및 북한 결핵 퇴치를 위한 의료사업을 펼치는 유진벨재단 결핵사업 담당 사제로 활동하고 있다.

파리외방전교회는 이 외에도 총 150여 명의 회원(2021년 기준)들이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과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제도를 비롯한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파리외방전교회는 앞으로도 성령께서 이끄는 대로 모든 선교지가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할 계획이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