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톨릭 청년 예술가를 만나다] 김지영 작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12-21 수정일 2021-12-21 발행일 2021-12-25 제 3275호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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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 따라 기쁨도, 위로도 되는 선물 드려요”

28일까지 ‘하느님의 선물’ 展
표정 없는 순백색 성상으로 저마다 다르게 묵상 가능

‘하느님의 선물’을 주제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김지영 작가가 순백색의 도예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 요셉을 표현한 순백색의 도예작품이 선물처럼 우리 곁에 다가와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김지영(클라라·38) 작가가 기도로 빚어낸 ‘하느님의 선물’ 도예전이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12월 28일까지 열린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왔다는 김 작가는 “그 시기에 성지순례를 무사히 다녀온 것 자체가 선물”이었다며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을 주제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시지 않았으면 구원도 없었죠. 하느님의 가장 큰 선물이지요. 기도와 작품으로 보답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하고 작품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전시에서는 성령으로 잉태하신 성모님부터 예수님의 탄생까지 성경 속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림과 성탄 시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에게는 표정이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김 작가는 “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묵상하고 느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순백색의 표정 없는 성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성모상이지만 사람들마다 어느 날은 웃고 있고, 어느 날은 울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잊고 있었던 예수님을 다시 떠올리게 해줘서 고맙다는 나눔을 들을 때, 내 작품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는 마음에 더 큰 감동과 힘을 받았다”고 밝혔다.

어릴 적부터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흙을 좋아했던 김 작가는 자연스레 도예를 전공했다.

“모든 과정을 직접 손으로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해야 합니다. 큰 작품 같은 경우는 재벌까지 한 달이 걸리기도 해요. 이렇게 정성이 들어가는 점이 도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성물을 만들기 때문에 그 안에 기도의 마음도 들어가지요. 작업하는 내내 묵주기도 음원을 틀어놓는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계속 성상을 만들며 위로를 건넬 것을 약속했다.

“그 옛날, 글을 몰랐던 신자들이 이콘을 통해 신앙을 배웠던 것처럼 저도 작품으로 예수님을 알리고자 합니다. 성미술을 통해 선교를 하는 것이지요. 나아가 그저 예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위로, 사랑을 전하는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처럼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모습으로요.”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