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 개정판 발간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1-12-14 수정일 2021-12-14 발행일 2021-12-19 제 327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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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교회 실정에 맞는 교리교육 지침 마련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반영
국내에 구체적으로 실현될
교리서·교리교육 기준 제시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위원장 조규만 주교)가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개정판」(136쪽/5000원, 이하 지침개정판)을 발간, 현 한국 실정에 맞는 교리교육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2005년 발간된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은 교황청 성직자성이 1997년 발표한 「교리 교육 총지침」을 바탕으로 현재 한국교회에서 이뤄지는 교리교육의 이론과 실제에 적용할 원칙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지침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보편교회에서 펴낸 여러 문헌과 회칙 그리고 한국교회의 여러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지침은 한국교회 200주년 사목회의 「교리교육 의안」과 각 교구 시노드 문헌들을 기초로 한국교회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으로 성찰해온 시대의 요청을 반영했다.

그러나 지침이 나온 지 15년이 지나 사회가 급속도로 변하면서 교리교육위는 지금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교리교육 지침을 준비해왔다.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유전공학, 인공지능 등이 급격하게 발달했고, 이 변화가 몰고 온 여러 도전들은 교리를 새롭게 성찰하도록 요구했다.

이런 성찰은 보편교회의 성찰과도 발맞춰 이뤄졌다. 교리교육위가 지침 개정을 진행하는 동안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는 2020년 「교리 교육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현대 문화에 대한 도전에 따른 교리교육의 대응을 담고 있다. 이에 교리교육위는 지침개정판에 보편교회의 최신 지침을 한국교회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침개정판을 준비했다.

지침 개정의 목적은 무엇보다 이 시대에 한국교회의 실정에 맞는 교리서 제작과 교리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보편교회의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교회가 믿는 것을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과 모든 신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한국교회의 지역 교리서는 오늘날 한국의 사회와 문화 속에서 복음이 실제로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준다.

총 3부로 구성된 지침개정판은 교리교육을 위한 원론적인 부분뿐 아니라 교리교육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안내하고 있다.

제1부 ‘복음화 사명으로서의 교리교육’에서 한국 상황과 교리교육의 현실을 짚고, 교리교육과 계시·복음화, 그리고 교리교육의 본질과 목적, 내용, 과제 등을 담았다. 제2부에서는 교리교육의 방법과 대상을 밝히고 있다. 특히 다양한 연령과 특수한 상황에 있는 이들을 위한 교리교육, 현대 사회·문화 안에서의 교리교육을 다루고 있다. 제3부 ‘교리교육과 개별 교회’에서는 개별 교회의 교리교육 사명과 그 책임자들, 교리교사 양성과 현장, 그리고 사목 기구와 도구를 설명한다. 또한 지역교회 교리서의 필요성과 편찬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교리교육위는 한국교회의 지역 교리서 편찬 작업에도 착수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교리 교육 지침」, 그리고 이번 발간된 지침개정판을 바탕으로 교리서 편찬 작업을 진행, 내년 중으로 교리서 편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의 02-460-758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업무부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장 조규만 주교

“진리는 변함없지만, 시대 변하면 전달 방법도 새로워져야”

“교리는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까지도 조화 이뤄야”

“정약종(아우구스티노) 복자의 「주교요지」처럼 토착화되고 우리 실정에 정말 잘 맞는 교리서가 나와, 그 교리서를 통해 신자들이 이론만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증거하고 하느님과 친교를 맛보길 바랍니다.”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사진)는 “우리 시대에 맞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리서가 많이 나오는 것이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개정판」의 큰 목표”라고 개정판 발간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조 주교는 「주교요지」를 좋은 선례로 들며 “신앙 선조들은 심문을 당할 때 교리를 깊이 이해한 놀라운 답변을 하고 순교까지 하셨는데 훌륭한 교리서 덕분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문화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전공학, 신경학, 인공지능 등의 문제뿐 아니라 환경파괴, 기후변화, 그리고 저출산, 노령화, 다문화 등 우리 사회가 겪는 복잡다단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사회가 많이 변했습니다. 이런 문제에 관해 교회가 무언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리서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믿음, 진리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시대와 지역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진리를 새롭게 해석하고 그 진리를 전하는 방법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침은 그를 위한 기준점이며, 결과라기보다는 과정이다.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는 개정된 지침에 맞춰 교리서 제작에도 들어갔다.

조 주교는 “지침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특성에 맞는 교리서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 등 연령별 교리서가 나올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리는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천까지도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리서 제작은 신앙인의 믿음을 위해 기초가 되는 작업입니다. 지침을 바탕으로 앞으로 좋은 교리서가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