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제11회 심포지엄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12-01 수정일 2021-12-01 발행일 2021-12-05 제 327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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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교회’의 정신… 세상 곳곳에 그 사랑 뿌리자
유경촌 주교 “본당 공동체, 지역사회 위해 열려 있어야”
공공의료 정착 위한 연대, 의료와 사회복지 통합 강조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연구소가 11월 2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에서 개최한 제11회 심포지엄에서 임종한 이사장(맨 왼쪽)이 토론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박승찬 교수)가 11월 2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에서 제11회 심포지엄을 열고, 코로나19 속에서 ‘세상 속의 교회’가 되라고 강조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정신을 따르기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김수환 추기경 정신의 사회적 실천’을 주제로 의료와 사회복지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기조강연에 나선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는 교구 내 모든 본당이 지역 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지친 이들의 쉼터’, ‘애덕의 발전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가난한 교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회쇄신을 위해 무엇보다 사목자가 먼저 변화될 것을 당부했다. 본당 공동체가 지역을 위한 열린 공동체가 되려면 개인적 차원에서 먼저 가난을 살아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유 주교는 “곳곳에 작은 명동밥집이 생기길 꿈꿔본다”며 “우리끼리만 기쁨을 나누는 게 아니라,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열려 있으면서 그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어야 살아있는 신앙공동체”라고 밝혔다.

이어 “본당이 사랑의 발전소가 되려면 모든 신자들이 동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신자들이 시간과 돈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돕는 신앙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희년상생사회적경제네트워크 임종한 이사장(인하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은 가난한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구조를 만들려면 우리 사회에 중요한 기반이나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구조를 만드는 데 교회가 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공의료가 정착할 수 있도록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또 “교회가 성숙할 수 있는 밑거름은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것”이라며 “가난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자산의 상당부분을 마을공동체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활동은 이윤추구만이 아니라 사람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며 사회적협동조합 형태의 조직을 통해 삶과 신앙을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6년째 전진상의원·복지관에 몸담고 있는 유송자(아기 예수의 데레사) 관장은 ‘저소득 주민들과 함께한 의료·사회복지 통합적 서비스 45년’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 관장은 “사회복지와 의료의 통합적 접근 문제는 국가가 제도화하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며 “다만 대형병원들이 ‘열린 형제애’ 정신으로 이윤을 나누며 의료진을 소형의원에 파견한다면 소외된 곳까지 의료와 사회복지가 통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