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어려운 이웃 위해 자선 실천해 온 상대원본당 정영여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11-16 수정일 2021-11-16 발행일 2021-11-21 제 327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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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라도 나누면 기쁨 느껴져… 이웃 돌보는 그리스도인 많아지길”
1993년부터 안나의 집 봉사
복지시설 후원 꾸준히 이어와
본당 신자들 함께 ‘도나’ 활동
독거 어르신 위해 반찬 전달

정영여씨는 “하느님께선 모든 것을 이루시는 분”이라 말한다.

“주님께선 매순간 함께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과 가장 닮은 우리도 주님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정영여(헬레나·66·제2대리구 상대원본당)씨는 “네 이웃을 형제자매와 같이 돌보라는 말씀을 많은 분들이 함께 실천한다”며 ‘도나’ 활동에 함께해주는 본당 신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씨가 봉사 중인 ‘도나’는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수녀원 성남분원(이하 성남분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상대원본당 신자들과 함께 시작한 사도직 활동이다. ‘도시락 나눔’과 ‘베풂’을 뜻하는 라틴어 ‘Dona’ 두 의미를 담아 이름 붙였다. 정씨를 비롯한 14명의 회원들은 주 1회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 어르신 14가구에 직접 만든 반찬을 전하고 있다.

정씨는 도나 활동을 ‘하느님께서 이끄신 기적’이라고 밝혔다. 막막한 활동비용과 봉사자를 고민할 때 기적처럼 본당 신자들이 나섰다. 이러한 노력에 ‘도나’가 돕는 이들도 1년 만에 5가구에서 14가구로 늘었다.

정씨는 사실 ‘도나’ 이전에도 평소 어려운 이웃을 향한 자선을 실천해왔다. 그는 직장일로 바쁜 와중에도 본당 선교분과장, 교리교사 등 안 해본 활동이 없었다.

1993년부터는 주말마다 노숙인 복지시설 안나의 집에서 남편과 함께 봉사했다. 교도소 수감자들을 위한 후원과 어려운 복지 시설을 위한 기부에도 기꺼이 나섰다. 특히 2004년 가족처럼 지내던 한 독거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는, 직접 유품을 수습하고 유일한 혈육인 손자를 위로했다. 정씨는 매년 위령 성월 때마다 그 어르신을 위한 위령 기도를 봉헌한다.

정씨는 주변 이웃들을 향해 눈을 돌릴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지길 원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나설 수 있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지금이야말로 우리 그리스도인이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자 눈을 돌릴 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자선에 관한 관심은 늘어났지만 망설이는 분들도 많다”며 “부담감에 망설이기보단 일단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이라도 나누면서 받는 이의 미소를 통해 내놓을 때의 기쁨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계속 봉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주님께서 주신 기적”이라는 정씨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는 말대로 앞으로도 이웃을 위해 봉사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하느님을 떠나선 살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이웃을 돌보는데 하느님께서 베푸신 기적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