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 학술대회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1-11-16 수정일 2021-11-16 발행일 2021-11-21 제 327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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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로서 안중근의 삶과 신앙 돌아보다
하얼빈 의거 직후 평가부터
교회 내 복권·사면 과정 살펴
안 의사 영혼론 뿌리도 짚어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가 11월 12일 마련한 ‘안중근과 가톨릭 신앙’ 주제 학술대회에서 우동기 총장(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교목처장 안상호 신부(왼쪽에서 세 번째),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신부(맨 왼쪽) 등 관계자와 발표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우동기)는 안중근 의사(토마스·1879~1910)의 가톨릭 신자로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의 삶과 신앙을 고찰해보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교회의 안 의사 사면·복권 과정을 살펴보고, 안 의사가 밝힌 영혼론의 뿌리를 따라갔다. 또 안 의사와 빌렘 신부와의 관계를 확인했다.

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소장 김효신)와 안중근의사기념관(관장 유영렬) 공동주최로 11월 12일 오후 1시30분 교내 산학협력관 영상세미나실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안중근과 가톨릭 신앙’을 주제로 다양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가톨릭신문사 장병일(바오로) 편집국장은 제1주제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안중근 의사의 복권 과정과 근거,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장 국장은 112년 전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직후 그를 살인자로 단죄했던 한국교회의 평가에서부터, 공식 추모미사를 통해 안 의사를 복권(復權)했던 고(故) 김수환·정진석 추기경의 평가를 정리했다. 또 안 의사의 복권에 대한 교회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장 국장은 “교도권을 가진 관할 교구장들의 연이은 복권 발언과 교회 문헌들을 근거로 안 의사의 ‘완전한 복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권 형식에 있어서는 ▲112년 전 당시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가 안중근 의사를 공식 문서 없이 구두로 단죄했다면, 이후 교구장들도 구두로 사면·복권할 수 있다 ▲뮈텔 주교의 단죄 형식과는 상관없이 한국교회 차원의 사면·복권에 대한 공식 공지문이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의견 차이에 대한 해결을 과제로 남겼다.

대구가톨릭대 신창석(토마스 아퀴나스) 교수는 제2주제 ‘안중근 의사의 영혼론’에서 안 의사를 한 사람의 사상가로 봤을 때 그의 영혼론은 어디에서 비롯됐는가를 추적했다. 신 교수는 “안 의사의 영혼론은 유교사상이 아니라 가톨릭사상의 핵심 내용에 속한다”며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영혼론을 배우고 동양 선교에 활용했던 마테오 리치와 프란치스코 삼비아시의 저술을 기초로 영혼론의 핵심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양인성(대건 안드레아) 책임연구원은 제3주제 ‘안중근 가문의 민족운동과 빌렘 신부’에 대한 내용으로 안중근 가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파리외방전교회 빌렘 신부에 대해 발표했다. 양 연구원은 “빌렘 신부가 한국인의 민족운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다가 안중근의 의거로 인해 그 인식이 바뀌었다는 주장이 여전히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는 빌렘 신부의 인식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의거에 대한 빌렘 신부의 인식은 뮈텔 주교를 비롯한 당시 동료 선교사들과 다르지 않았다”며 “빌렘 신부가 안 의사를 면회한 것은 그의 행위를 이해해서가 아니라 한때 자신의 복사이기도 했던 그에게 마지막 성사를 주기 위함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