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회 위해 오만리 길 걸은 김대건 성인 삶 다룬 창작뮤지컬 ‘위주오만리’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09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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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기쁨 느끼길”  
수원교구 뮤지컬 극단 ‘앗숨도미네’
성인 탄생 200주년 기념 공연

‘위주오만리’ 공연 모습. 앗숨도미네 제공

수원교구 성음악위원회(위원장 배명섭 신부) 소속 뮤지컬 극단 ‘앗숨도미네’(총감독 정애란, 영성지도 서용운 신부)가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창작 뮤지컬 ‘위주오만리’(爲主五萬里)를 무대에 올린다.

‘위주오만리’는 주님을 위해 오만리를 걸었던 성인의 여정을 기린다는 뜻이다.

총 3막으로 구성한 작품 1막에선 어린 김대건이 사제가 되기 위해 첫걸음을 떼는 과정을 그렸다. 2막에는 여러 고난과 박해로 고통받는 조선 천주교인들과 멸시받는 백성들을 위해 귀국하기까지의 장면을 담았다. 마지막 3막은 고대하던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서의 짧은 사제생활과 순교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이번 뮤지컬이 교회의 귀중한 유산인 순교 영성, 곧 순교자들이 온 삶을 바쳐 지킨 신앙의 삶을 중심 자리에 굳건히 세우고, 신앙이 주는 참 기쁨을 체험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초 교구 복음화위원회(위원장 이용기 신부)의 요청으로 시작한 공연 준비는 그야말로 성인의 긴박한 여정과 비슷했다. 대본 준비부터 공연까지 앗숨도미네에게 주어진 시간은 7~8개월 정도 남짓이었다. 한 공연을 올리기 위해 평균적으로 1년6개월 정도 연습 시간을 가진 다른 공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더구나 앗숨도미네 단원들은 대부분 연기 전공자가 아닌 문화 복음화에 봉사하기 위해 모인 평신도들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단원들은 누구랄 것 없이 직장과 학교를 마치면 오후 9시부터 시작한 연습을 새벽까지 이어가곤 했다. 코로나19로 모임이 금지됐을 당시에는 온라인상에서 만나고, 개인적인 연습을 이어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공연을 관람하는 이들은 배우들이 연기 전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작품에 빠져든다.

정애란(베로니카) 총감독은 “앗숨도미네가 창립 17주년을 향해가지만, 이렇게 힘들게 준비한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 단원들의 열정을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용운 신부도 “감독과 단원들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목 그대로 오만리를 걸은 듯한 기분을 체험했을 것”이라며 “성인이 교회를 위해 한 걸음씩 걸어가셨듯이 단원들도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차근차근 만들어나갔고, 작품을 접하는 관객들도 주님께 나아가는 단초를 제공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한정된 인원에게만 선보이게 됐다. 11월 6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공연은 교구 내 각 본당별로 신자 3명씩 관람했다. 13일에는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한다.

정 감독은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아지면 다른 교구에서도 선보이고 싶고, 일반 관객들에게도 다가가 성인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네, 여기 있습니다. 주님’이라는 뜻을 지닌 앗숨도미네는 뮤지컬과 합창을 통해 사도적 삶을 실천하며 복음을 전하는 문화선교단체로 2005년에 창단됐다. 앗숨도미네는 창단 이후 성모님의 순명적 삶을 담은 뮤지컬 ‘YES’를 시작으로 바오로의 회상을 주제로 한 뮤지컬 ‘TURN’, 본당의 날 행사를 위해 제작한 마당극과 성가정 복음화를 위한 뮤지컬, 한국순교극 ‘명도’ 등을 공연하며 문화 복음화를 위해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