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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서약 쏟아지지만 실현가능성은 ‘글쎄’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10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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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열리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환경단체·시민 10만 명 거리시위
“말보다 즉각적인 행동 필요한 때”

영국 글래스고의 한 학생이 COP26 회의가 시작되기 전인 10월 19일 지구를 지켜달라는 소망을 담은 그림을 보이고 있다. CNS

【외신종합】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회의 일정이 11월 6일 현재 절반을 지나면서 각국 정상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다양한 서약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대부분 서약들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회의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전 세계 환경 단체와 시민 10여만 명이 거리시위에 나섰다.

전 세계 197개국 정상과 대표단들은 이번 COP26에서 10월 31일 개막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주어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와 약속을 점검하고 향후 기후위기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들은 특히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1.5℃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탄소배출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각국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대해 논의했다.

각국 정상들은 탄소배출 감축과 함께 메탄가스 배출 감축, 삼림 파괴 금지, 수십억 달러의 기후기금 조성, 석탄을 비롯한 화석 연료 사용 중단 등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 서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민 사회 단체들은 정치 지도자들의 서약이 실제적인 후속 조치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5일과 6일 이어진 글래스고의 거리시위에 참여해 “COP26이 실패한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2주 동안 진행되는 이번 회의가 “늘 하는 사업상 기념행사이고 헛소리”라고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COP26에서 이뤄진 서약들만으론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지구 온도 상승 1.5℃ 제한을 실현하는데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톨릭개발원조기구인 ‘개발과 연대를 위한 국제 협력’(CIDSE, International Cooperation for Development Solidarity) 기후정의담당 간사인 리디아 마차카는 “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소리는 듣기는 좋다”며 “하지만 우리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제환경연구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RI) 헬렌 마운트포드 부회장은 “그럴듯한 서약들이 발표됐지만 언제,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누가, 무엇을 할 것인지 등이 불분명하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이런 서약들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아래로 묶어두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11월 5일 현재, 2022년까지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기금 제공 중단 및 재생에너지 전환 강화를 약속한 미국을 비롯해 총 25개 나라와 금융 기구들이 COP26에서 발표된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190개국은 석탄산업 투자를 중단한다고 약속했고, 28개국은 석탄화력 발전소를 점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105개국은 2030년까지 삼림 파괴를 중지하기로 서약했고,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데 합의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교황청 대표로 파견된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비롯해 다양한 가톨릭 환경 단체와 개발 기구들이 이번 회의에 공식 및 비공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구 온도 1.5℃ 상승 억제를 위한 탄소배출 감축과 함께 선진국들이 개도국과 저개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연간 1000억 달러의 기후 기금을 조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선진국들이 저개발국의 기후위기 피해에 대해 배상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즉각 중지할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