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평화의 관점에서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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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강주석 신부)는 가톨릭신문사(사장 김문상 신부)와 경기도 후원으로 11월 3~4일 의정부교구 파주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제5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올해 국제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접근 방식에 모두 동의했고, 종교적 시선에서 방향성도 제시했다. 다만 북한을 주권 국가로 볼 것인가, 외부에서 북한 인권에 관여하는 게 맞는가, 실제로 북한 인권 문제가 심각한가 등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국제사회와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열린 첫째 날에는 조지타운대학교 교수이자 예수회원인 드류 크리스천슨 신부와 런던대학교 소속 소아스대학 헤이즐 스미스 한국학 연구 교수, 조지아대학교 박한식 명예교수가 국제사회 시선에서 북한 인권을 바라봤다.

크리스천슨 신부는 북한 인권 상황을 매우 심각하고 복잡하다고 분석하며 인간 존엄성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장 해결하기는 힘들지만,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전문성을 갖고 준비하면 언젠가 도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희망했다. 스미스 박사는 인권으로서 생명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한 식량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과학적 통계를 통해 북한 식량 사정이 악화된 원인으로 대북 제재와 같은 대외적 변수들을 꼽으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서구적 시각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적 지원 등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한식 교수는 “북한만의 고유한 특징을 인정해 줘야 한다”며 “인권 문제도 외부에서 강제하거나 훈수 두지 말고 스스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종교의 진정한 역할 역시 생색내지 않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날에는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이어갔다.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이성훈(안셀모) 공동대표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장 변진흥(야고보) 박사를 비롯해 개신교 송병구 목사, 불교 법타 스님, 천도교 경기대 노태구 교수가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들 역시 외부 요인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내기도 했지만,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입을 모았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평화와 관련된 음악회와 연극 등 문화 공연도 함께 선보이며 일상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평화의 개념을 나누고 감동도 자아냈다. 이기헌 주교는 총평에서 “식량 지원 등 인도적 차원의 접근이 선교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의 핵심은 존중에 있다”면서 “실천에 옮기기 이전에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이뤄지면 그 자체로 많은 변화가 생기리라 기대한다”며 “그날이 오기를 희망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고 실천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