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교황의 평화 행보에 북한은 즉각 응답하길

입력일 2021-11-02 수정일 2021-11-02 발행일 2021-11-07 제 326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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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북에 필요한 것들 중 남은건 단 한가지,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서 “초청장만 오면 무조건 응하겠다”며 북한방문 의사를 또 한번 드러냈다. 2018년 방북요청에 응답한데 이어 두 번째다. 한반도평화에 일조하겠다는 교황의 의지에 감사드린다.

전 세계 12억 가톨릭신자를 이끄는 교황의 방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종전’과 ‘대화’, ‘비핵화’라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교황 방북은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방북 때 식량과 코로나 백신 등 대북지원 물자까지도 제공된다면, 북한으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해방과 동시에 76년간이나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민족의 아픔을 달래주려 하는 교황의 마음이 느껴진다. 한반도와 한민족은 교황의 주요 관심사라고 한다. 이러한 관심에 한민족이 뭔가 부응해야 하는데, 공이 북한에 넘겨져 있다. 고령에다 최근 수술 후 건강이 염려되는 교황의 거듭된 ‘평화와 화해를 향한 행보’ 표시에 북한은 즉시 응답하길 바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의 메신저’인 교황 방북이 한반도와 한민족에 끼치는 선익을 생각해야 한다.

교회도 인도적 지원에 좀 더 관심을 갖자. 한민족이라는 견지에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자. 문 대통령의 방북 요청에,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라는 교황의 화답이 자꾸 떠오른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지금이 적기(適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