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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임명] 이모저모

특별취재팀
입력일 2021-11-02 수정일 2021-11-02 발행일 2021-11-07 제 326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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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임명과 무거운 십자가…
“저와 교구를 위해 기도를 청합니다”
10월 28일 임명 감사미사… 12월 8일 착좌식
명동 밖 첫 일정으로 성 김대건 신부 유해 찾아
“이 시대 살아가는 신앙인 모습 고민해 볼 것”

“많이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십시오.”

10월 28일 오후 7시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순택 대주교는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 축하인사를 건네는 모든 이들에게 두 손을 모아 기도와 도움을 요청했다. 가르멜 수도회 출신인 정 대주교는 임명 직후에도 겸손하고 친절한 사제, 열정이 많고 항상 배려하는 사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주교가 교구장에 임명된 순간부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대성당에서의 첫 공식 일정까지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교구장 임명 발표 후 묵상 중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새 교구장 탄생에 모두들 놀라

◎… “훌륭한 새 교구장님 주신 하느님, 성령께 감사드리고 교황님께 감사드립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0월 28일 오후 7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정순택 대주교 임명 감사미사’에 앞서 임명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또 “깊은 영성과 겸손, 목자의 지혜를 지니신 새 교구장님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미사로 봉헌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를 비롯 신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교구 주교단이 공동집전 했으며, 교구 주교단과 미사 참례자들은 신임 교구장 임명을 축하하며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깊은 신심과 높은 학식 고귀한 영성을 지닌 정순택 주교를 우리에게 목자로 주신 성령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좋은 목자를 주신 주님과 이를 결정해주신 교황님께 박수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자 신자들은 다시 한번 큰 박수로 축하를 건넸다.

◎… 모든 게 뜻밖……. 미사 후 진행된 축하식에서 신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갑작스러운 임명 소식에 “굉장히 많이 놀랐다”며 “뜻밖의 임명이었고 뜻밖의 시간에, 뜻밖의 모습으로 이렇게 임명 소식이 전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하느님은 우리 인간의 생각을 훨씬 넘으시는 분이시기에, 그분의 계획이나 생각을 우리가 미리 가늠하거나 헤아릴 수가 없다”며 “선임 교구장이신 염 추기경님께 많은 것을 여쭙고 우리 선후배 신부님들의 의견과 우리 교회 안의 목소리에 경청하며 하나씩 배워가겠다”고 말했다. 또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우리 서울대교구를 위해서 많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구는 임명 당일 공문을 통해 모든 본당과 기관에서 이날부터 착좌식이 거행될 12월 8일까지 신임 교구장을 위해 마련된 기도를 봉헌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회적 약자 돌보길 기대

◎… 축하식에서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축사를 건넸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새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님께 진심 어린 축하를 드리며 기도와 지원을 약속드린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를 대신해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보여주신 아낌없는 헌신에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에서 정 대주교의 임명을 함께 축하한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총원장 양낙규 신부는 “정 대주교님은 영적으로 아주 깊이 있으시고 자애로우신 만큼 사제단과 교구 사목을 현실에 맞게 잘 끌고 가실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게 교구를 이끌어 가는 큰 역할을 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열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미사’였다. 미사에 중 우연히 임명 소식을 들은 이미숙(엘리사벳·서울 방학동본당)씨는 “정 대주교님께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따라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목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임명 다음날인 29일 오전 9시30분 정 대주교는 첫 공식 일정으로 오전 9시30분 서울 명동 대교구청 접견실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환담했다.

이날 접견실에는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를 비롯 유경촌 주교, 구요비 주교 등 교구 주교단이 마중 나와 있었다. 이윽고 정 대주교가 등장하자 유경촌 주교가 환한 얼굴로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이날 환담에서 염 추기경은 “우리 사제단이 한마음으로 돕고 한마음으로 기도할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잘 포옹하고 사랑으로 감쌀 수 있는 교구로 이끌어달라”고 격려했다. 이에 정 대주교는 “추기경님께서 한국교회의 순교자 정신을 높이 세우시고, 교회 전체에 순교자 정신을 함양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셨다”면서 “‘생명 수호’라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의 보루가 되어주셨는데, 이런 부분들을 잘 계승할 수 있도록 추기경님께 많은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왼쪽부터) 구요비 주교,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손희송 주교, 유경촌 주교가 서울대교구장 임명 감사미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왼쪽)가 임명 감사미사 후 축하식에서 정순택 대주교의 손을 붙잡고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정순택 대주교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평신도.

임명 감사미사에 참례한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과의 기념사진.

정순택 대주교가 10월 29일 서울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방문해 성당에 안치된 성 김대건 신부님 유해 앞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다.

신앙의 진리 수호에 앞장

◎… 이어 정 대주교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내 성당으로 이동했다. 그는 명동 밖 첫 일정으로 신학대학 성당 제대 위에 안치된 성 김대건 신부 유해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이날 일정에는 가톨릭대학교 신학부총장 전영준 신부를 비롯 대신학교장 이정호 신부, 가톨릭대학교 교수 윤종식 신부 등이 함께 기도에 동참했다.

정 대주교는 기도 후 “한국의 첫 사제 김대건 신부님 앞에서 기도드리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어제 임명 발표가 너무나 뜻밖의 소식이었지만, 이제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마음으로 이 무거운 십자가를 잘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김대건 신부님께 전구를 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건 신부님께서 목숨을 바쳐 수호하신 신앙의 진리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될 것인가가 우리 모두의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